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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 싶다

남산에서 만난 "봄꽃과 소월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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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날씨도 화창한 봄날.
남산을 찾았습니다.
엊 그제만 해도 꽃샘추위에 꽃망울을 움추렸더니, 며칠사이 남산에는 꽃들이 지천에 가득합니다.
남산시립도서관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남산길을 걸었습니다.
아름드리 고목에는 벚꽃이 지천에 피어 하늘이 보이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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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도서관옆길에서 만난 소월시비..
소월시비옆에는 진달래가 피었건만 시비의 새겨진 시어는 산유화입니다.
이 시는 '진달래꽃'과 더불어 소월의 대표작의 하나로 여고시절 즐겨외운 시어입니다.
산과 함께 지천에 피어 있는 꽃과 새 앞에서 서정적 자아는 소외와 고독을 느끼는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평범한 말을 써서 비범한 인식의 세계를 형상화한 소월의 예술적 천분이 이 작품 한 편에 집약되어 있다고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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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의 "산유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네.

산에서 우는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없이
꽃이 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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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월시비건너편 낭떠러지에 핀 진달래꽃의 색이 유난히도 진홍빛을 띄길래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나무줄기로 보니 오래된 진달래인 것 같습니다.
일반 진달래는 연분홍꽃인데 이 꽃은 진분홍색을 띄고있습니다.
빛깔이 참 곱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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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거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네는
죽어도 눈물 흘리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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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월시비 아래 원추리의 파란싹사이로 남산제비꽃이 땅바닥에 드러누워 연보랏빛을 띄고 수줍게 고개를 내 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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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해를 받은 소월시비와 진달래는 한폭의 그림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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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보다 훌쩍 커버린 보랏빛꽃이 제비꽃과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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