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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결혼전부터 여자친구 챙기는 아들."왠지 섭섭하네요."


며칠전, 아들이 2층에서 내려 오더니...
"엄마, 이 덤벨 사용하지 않지."
"어머나, 그 덤벨 어디있더냐? 계속 찾던 중이였는데."
"이층 베란다에 있던데."
"그랬구나. 찾아줘서 고마워."
"녜엣. 엄마 사용하지 않았잖아."
"아니야. 이사하면서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을 뿐이지. 그런데, 갑짜기 덤벨은 왜."
"이층 베란다에 계속 처박혀 있길래 여자친구 갔다 줄려구요."
"뭐라고.. 여자친구 준다고."
"여자친구가 덤벨 구입하려고 하길래 우리집에 여자용 덤벨있으니 사지 말라고 했는데.."라는 말에 깜짝 놀랬습니다.
"아들, 덤벨이 얼마나 간다고 엄마것을 빼앗아 줄려고 하니?"
"내가 뭘 빼앗아 줬어.. 여자친구가 뎀벨 사야겠다고 하길래 우리집에 엄마가 사용하던 덤벨이 있는데, 근래에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고 갖다 준다고 했을 뿐인데.."
"그랬구나.. 이 덤벨은 엄마가 사용할란다.. 내가 여자친구 덤벨 살 돈 주랴."라고 했더니..
"누가 돈주고 살줄 몰라서 엄마 것 줄려고 했는 줄 아나 봐.. 사실 여자친구랑 덤벨 사러 스포츠용품점 갔었는데 엄마 것처럼 이쁜 것이 없더라. 그래서 엄마가 요즘 덤벨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아서 여자 친구에게 줄려고 했지"
"그랬구나.. 어쩌지 이 덤벨은 엄마가 사용해야 하는데.."
"알았어, 글쎄 됐다니까?"라며 오히려 화를 내더군요.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엄마 물건까지 빼앗아 가면서 여자친구를 챙기다니.
사실, 내가 사용하던 덤벨도 모 잡지사에서 부록으로 끼워 팔던 것으로 덤벨의 가격보다 벌써부터 여자친구 챙기는 아들이 조금 섭섭한 마음이 먼저 들더군요.



그런데, 더 기가 찬 일이 한가지 더 있습니다.
지난 추석에 봉투를 내 밀면서..
"엄마, 선물 살려고 했는데, 명절이라 엄마에게는 현찰이 필요할 것 같아서 현찰 넣었어요. 작은 돈이지만 요긴하게 쓰세요."
아들에게 처음 받는 봉투, 작은 돈이지만 감동 먹었는데..
여자친구네 집에 인사하러 간다며 어떤 것을 선물하면 좋겠느냐고 나에게 묻더군요.
몇가지를 조언해 주었는데, 계속해서 "이것이 좋으냐, 저것이 좋으냐"라며 며칠을 계속 묻더군요.
허긴 처음 인사드리러 가는 여자친구 부모님 선물 고르기가 고민이 되었겠지만, 나에게는 작은 봉투를 내밀던 아들이 며칠을 두고 여자친구 부모님 선물때문에 며칠을 고민하며 호들갑을 떠는 아들을 보니 왠지 섭섭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렇다고 여자친구가 생겨 나쁜 것만은 아니더군요.
우리 아들은 군대 제대하고 뒤늦게 연극무대에 뛰어들어 T.V에 몇번 출연했지만 아직은 뚜렷하게 인기를 얻는 연기자도 아니라서 일정한 수입이 없고해서 결혼을 망설이고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생기전에는 연극공연이 없으면 집에서 뒹굴던 녀석이 요즘들어 아침 일찍 일어나 아르바이트 한다고 난리입니다.
대학교 다닐때,  아르바이트 한번도 해 본일이 없는 아들이..

뿐만 아니라, 며칠전에는 연극공연 출연요청을 받았는데 "출연료를 얼마 줄꺼냐"며 따지더군요.
여태동안 한번도 출연료로 따지는 것을 본적이 없었는지라 아들에게 물어 봤지요.
"아들, 너 많이 변했다.. 여태동안 출연료보다 작품성 따지면서 출연하더니, 너 갑짜기 많이 변했다."
"어쩌겠어요. 저도 이제 장가 가야하는데, 경제력없는 남자에게 누가 시집 오겠어요. 세상이 이러니 저도 변해야지요."
"우와!! 여자친구 생기더니 우리아들 사람되어 가는데.."
"연극배우는 돈생각 않고 연기에만 몰두해야 하는데, 이러다간 장가 못 갈 것 같으니 저도 어쩔 수없이 세상을 따라 갑니다.."라고 하더군요.

허기사 요즘 아들은 처가집 머슴이라고 말 하더군요.
세상이 그렇다니 "마음은 섭섭하지만 아들이 편안하게 잘 살기를 바라야지 어쩌겠어요."
우리집은 다행이 딸도 있으니 아들에게 받은 섭섭한 마음, 딸에게 위안을 받을 수있을지 모르지만요..

오늘 덤벨을 꺼내 놓고 보니 별 것도 아닌 것 같고 괜한 생트집 잡은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오락 가락합니다.
그냥 아들여자 친구에게 덤벨을 줬더라면 내 마음이 더 편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