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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길거리에 쓰러진 노숙자, 누가 책임져야 할까요.

오늘 아침 구 여성단체장 회의에 참석했다가 회의 끝나고 점심먹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상비약 몇가지 살려고 약국을 가던길에 길가에 쓰러진 노숙자한 분을 만났습니다.

약국에 들어갈때는 노숙자를 보지 못했는데, 약품 몇가지 사서 약국문을 막 나서는데..
대로변 가로수밑에 쓰러진 노숙자를 발견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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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의 행색으로 봐서는 십년은 목욕하지 않은 듯 행색이 말이 아니더군요.
몸 전체를 덮은 굳은 때자국 사이로 보이는 얼굴은 오래전부터 중병을 앓았는지, 이미 황달기로 온몸은 노랗더군요.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아저씨곁으로 다가갔습니다.
"아저씨, 여기 누워 계시면 어쩐데요. 필요하신 것 없으세요."라고 물었더니..
처음에는 대답이 없으시더군요..
연이어 계속 물었더니..
감은 눈을 뜨는데..
눈의 동공은 이미 빛을 잃어버린지 오래 되었는지..
동궁조차 흐리더군요.
"아무것도 필요없어."
마침, 약국에서 비타500원을 서비스로 주던것을 드리면서..
"아저씨 이거라도 드실래요."
"아니, 나는 박카스가 먹고 싶어"라고 말하면서 내가 내민 비타500을 불쑥 받으시더군요.
순간, 이러다 죽기라도 하면 어쩌나하는 불길한 마음에 약국으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약국 약사가 하는 말이..
아침부터 쓰러져 있었서 119와 파출소에 신고를 했는데 이미 다녀갔답니다.

내가 해줄수 있는 것은 아저씨가 원하는 박카스 한병을 사서 건내는데..
마침, 거리청소하는 아저씨가 하시는 말씀이.
"에고, 비타500을 준 사람이 아줌마였어요."
"네, 그런데요."
"아줌마가 돌아서자 뚜껑을 열고 쏟아 버리더라구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간이 입맛만 까다로워서.. 쯧쯧.."
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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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를 건네고 무거운 발걸음 옮기다가 인근 동사무소에 들려서 아저씨의 행색을 이야기했더니..
"노숙자는 파출소에서 인적사항을 먼저 조사한 후 동사무소로 협조 요청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때는 시설을 알아보고 도와줄 수있는 부분을 있으면 도와줍니다. 현재 상태에서는 동사무소에서는 해줄것이 아무것도 없네요"
라고 하시더군요.

집에 와서 아저씨가 궁금해서 110로 신고를 했습니다.
길거리 쓰러진 아저씨를 보고온 시간이 1시간정도 흘렸는데도 아저씨는 그대로 꼼짝않고 누워계시는데..
119에서 전화가 왔더군요.
"찾아가서 병원까지 모셔 드릴려고 물었더니, 거절하더라"고 하더군요.
"119에서는 병원까지만 모셔드린다구요. 그럼 아저씨 병원비는 누가 내나요."
"당연히 아저씨가 물어야죠.. 아마 병원비가 없어 거절하는 경우가 있어요.. 119에서도 어쩔수가 없습니다."

동사무소에서 나와서 다시 아저씨가 있는 곳으로 가 봤더니..
길가는 사람들 중에 아저씨를 쳐다보는 사람조차 없습니다.(사진은 다시 가서 찍었습니다.)
참, 제가 아저씨께 말을 건내는 광경을 보고 지나가는 아줌마께서..
"여자분같으면 우리집에 데리고 가서 목욕은 시킬수있는데.."라고 하시더군요.

제가 이글을 쓰는 시간이 오후 5시입니다.
아침부터 길거리에서 한 아저씨가 쓰러져있습니다.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채 쓰러져있습니다.
이 세상 모든것을 거부하면서 언제 죽을지도 모른채 누어있는 노숙자아저씨.

세상이 무능한지 내가 무능한지..
길거리에서 쓰러져 죽어가는 아저씨에게 아무것도 해줄수 없다는 자체가 안타까운 마음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