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퇴근하여 들어온 딸과 늦은 저녁을 먹는데, 지난 봄에 결혼한 딸친구가 임신했다며 호들갑을 떨더군요.
"엄마, 내친구 0숙이가 임신했데."하면서 깔깔 웃더군요.
"어머나.. 축하할 일이구나.. 0숙이 만나면 엄마도 축하한다고 전해주랴.. 그런데, 너는 언제 시집 갈꺼니?"
친구가 임신했다며 좋아하는 딸에게 결혼에 대해서 물어봤습니다.
"글쎄.. 나는 왜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이것도 병인가?"
"내가 봐도 내딸이 이상하다. 애인도 없냐?"
"응, 도대체 마음에 드는 사람도 없고.. 모든게 귀찮기만 해."
"어쩌누, 너 또래가 되면 오로지 남자에만 관심이 가야하는 나이 아니냐?"
"그런가.. 헤헤.. 그런데, 왜 나는 남자에게 관심이 없지...
엄마, 요즘 여자 결혼적령기가 몇살인 줄 알아"
"글쎄다, 내 주위에서 그러던데 여자는 서른전에만 결혼하면 된다고들 하긴 하더라.."
"땡!! 서른네살로 바꿨습니다.."
"뭐라고, 서른넷이라고.. "
딸이 결혼적령기가 서른네살이라는 말을 듣고 저는 깜짝 놀랬습니다.
"서른넷이 결혼적령기라니 너무 늦다. 엄마생각은 서른한살도 늦은 것 같은데...
서른네살이 결혼적령기가 되어야하는 이유가 도대체 뭔데."
"글쎄..대학졸업하면 24살, 그리고 외국연수라도 다녀오면 26살.. 그리고 바로 취직된다고 해도 26살에 취직하여 내손으로 직접 돈벌어 하고싶은 일하다 보면 30살은 되겠지.. 그리고 여자나름대로 일에 대한 성취욕이 있잖아.. 제대로 자리를 잡을려면 서른은 후딱 넘어버리겠지.."
"결혼하고도 자기 일 열심히하는 여자들 많아. 굳이 결혼때문에 자기가 하고싶은 일 마음대로 못한다는 것은 변명일 뿐이야."
"엄마는 결혼하고 엄마가 하고싶은 일 다 했다고 생각해."
"엄마가 결혼 할 시절은 좋은직장 다니다가도 결혼과 동시에 그만두는게 자존심으로 여기던 시절이였으니까..당연히 그런 줄로만 알았지."
"뭐라고.. 신랑에게 모든 것을 걸었다고.. 너무했다. 그렇다면 엄마는 결혼하고 후회한적 없어."
"후회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래도 엄마는 결혼했으면서도 뒤늦게 직장생활했잖아."
"엄마가 직장생활하면서, 맨날 종종걸음이였잖아..
퇴근하자 말자 식구들 저녁걱정하느라 마음놓고 저녁회식 한번 제대로 한 적 없잖아.
맨날 시간에 쫒기면서 살았는 것 나도 알아..
엄마 직장다닐때 밥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우리엄마가 미웠거든..
지금 생각하니 엄마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 미안한 마음도 들고.."
"가정주부가 직장 다니면 바쁠 수밖에 없지."
"인간이 모든 일에 완벽할 수는 없어.. 시집가서 직장 다니다가 임신하면 아이는 누가 누가 키워주는데.. 나는 자신없어."
딸과 한참을 이야기 나누다 보니 틀린말도 아니네요.
사실, 결혼하여 아이들을 키워가면서 직장생활을 완벽하게 한다는 것은 주부들에게는 고통입니다.
나는 운좋게 아이들을 중학교 보낼무렵에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직장 다니기 시작하면서 아이들과 변변한 여행한번 제대로 해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신학기때 학교에서 선생님면담때도 마음편히 선생님 뵈은 적도 없구요.
다른엄마들은 학교를 제 집 드나듯이 하는데, 나는 잠시 얼굴 내민정도였으니까요.
그렇다면 딸이 결혼적령기를 자꾸 늦추어가는 이유가 결혼과 동시에 일어나는 출산이 가장 큰 걸림돌인 것 같으네요.
여자결혼적령기 서른네살 너무 늦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제 우리딸이 시집 갈 나이가 되었는데,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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