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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선생님! 우리 체육수업 어디서 해요.

며칠전, 학교옆을 지나는데 초등학교 정문에 "선생님! 우리 체육수업 어디서 해요."라는 팻말이 걸려있습니다.
나는 외출을 할때마다 이 곳을 지나다니는데 현수막을 볼때마다 제 마음이 답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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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동네는 서울 한복판인 중구입니다.
도심의 주거환경이 아파트와 빌라로 바뀌면서 주택가에 사는 초등학생 통학이 불편하여 공립고등학교 한켠에 초등학교를 새로 신설하여 처음에는 동네주민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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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와 고등학교사이에 담장이 쳐졌습니다.


공립고등학교 한켠에 초등학교를 지을때 학교운동장은 고등학교와 초등학교가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초등학교 개교시 학교사이에 담장이 생겼습니다.
초등학교를 처음 개교할때는 좋은 시설에 불편없이 지내는 것 같더니 학교생활에 익숙해지자 아이들이 뛰어 놀아야 할 운동장이 없자 초등학교과 고등학교간의 운동장 타툼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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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공간은 학교를 돌아가는 길목밖에 없습니다.

제가 봉사하는 모임에는 초등학교 엄마와  고등학교 학부형이 있습니다.
지난번 월례회의때 학교운동장 오픈에 대해서 논의가 나왔습니다.

초등학교 학부형입장..
처음에는 좋은환경과 통학거리가 가까워서 좋았는데, 학교운동회와 체육시간에도 갖혀진 공간에서 체육을 하다보니 아이들의 운동공간이 좁아 체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또한, 지난 학교체육대회 운동장이 없어 다른 곳을 빌려서 운동회를 개최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학부형입장.
초등학교에 운동장을 오픈하게 되면 고등학생들이 수업하는데 방해를 받는답니다.
또한, 고등학생은 오후에 체육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등학생 체육시간에 축구나 배구를 하다가 초등학생이 공에 맞아서 다치면 누가 책임지냐며 절대로 초등학교에 운동장을 오픈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초등학교는 수업이 일찍 끝나는 관계로 방과 후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어 놀게되면 고등학생들은 씨끄러워 어떻게 공부를 하겠느냐고 반대의견이 완강하더군요.

고등학생들은 대학입시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데, 수업시간에 초등학생이 운동장에서 뛰어놀면 아무래도 수업하는 고등학생들은 수업이 산만해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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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한켠에 아이들이 놀수있는 공간이 꾸며져있습니다.
그저, 저학년 어린이들이 흙장난 정도 할 공간입니다.
그리고, 건물아래 보이는 검은공간은 농구장입니다.
학교에서 설치한 농구장 공간의 넓이는 교실 두칸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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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후문에서 바라본 전경입니다.
왼쪽은 고등학교이고 오른쪽은 초등학교입니다.

지난 봄, 학교에서 작은 운동회를 하는 풍경을 본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달리는 경기를 할 공간이 없어선지 담장옆에서 계주하더군요.
그런데, 담이 쳐진 길목에는 학교를 방문하는 선생님이나 학부형의 차도로 쓰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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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운동장을 내려다 봤더니 낡은교정을 헐어내고 새 교정 신축공사가 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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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초등학교 교실옆에 있는 작은 주택가입니다.
초등학교 학부형들은 고등학교에서 운동장 오픈을 완강이 반대를 하자 사진에 보이는 주택가에 운동장을 설치해중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낡은 주택이 있는 이 곳은 도로가 확장되면서 낡은주택이 늘어선 곳인데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이곳은 시유지가 많이 포함된 곳이라 제가 사는 구에서는 이곳에 노인회관을 지을려고 진행 중입니다.
이미, 주민과는 타결이 끝난 상태로 곧 철거에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아이들이 학부모들의 지어서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초등학교 개관한지 1년 6개만에 초등학교 엄마들이 운동장을 만들어 달라고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초등학교에 이땅을 운동장으로 구에서 기증을 하게되면 작은 운동장이 생기겠지만, 노인들은 노인회관이 새로 신축된다는 부푼 꿈에 젖어있는데..
지역노인들이 가만히 있겠어요.
구청만 난감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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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하교 정문앞을 지날때마다 정문에 걸린 "선생님! 우리 체육수업 어디서 해요"라는 말이 계속 마음에 걸리네요.
시골에 가면 넓은 운동장에 우거진 고목이 있는 학교는 학생이 없어 폐교하는 곳이 늘어가는데, 도심에 지은 초등학교는 운동장이 없는 학교가 생기다니 아무리 생각을해도 어이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