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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닌텐도에 빠진 아이 "건강이 걱정입니다"

모처럼 우리동네 봉사원들과 점심모임을 갖었는데, 처음에는 봉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야기가 무르익어지면 자식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주로 30대, 40대주부들이 오랜만에 모였으니 수다는 필수코스입니다.
수다가 길어지자 한엄마가 아이들 점심걱정이 되는지 집으로 전화를 걸더군요.
"0주야, 엄마가 조금 늦을 것 같은데, 동생이랑 점심 챙겨먹고 동생 학원시간 늦지않게 챙겨 보내라."
전화를 끊고난 후, 몇 분이 지나지 않았는데, 핸드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더니..
"뭐라고.. 게임하느라 누나말도 듣지 않는다고.."하며 소리를 버럭 지르네요.

점심먹으며 수다 떨던 우리는 놀래서 일제히 그 엄마를 쳐다봤는데.
"닌텐도 사 달라고 졸라서 이번에 사 줬더니 하루종일 게임만 해요..
밥먹는 것도 잊고 학원가는 시간도 잊어 버린다니까요..
봄방학도 했으니 아예 닌텐도와 산다니까요."
그러자, 옆에 있는 엄마가 한마디 거드네요.
"어머나, 이제 사 주었어요. 우리 아들은 벌써 사 줬어요."
"그러세요.. 우리딸이 올해 중학교 가잖아요. 누나신경 쓰느라 아들 떼쓰는 것도 무시했는데.. 설날에 받은 세뱃돈으로 닌텐도 사겠다고 우기는데.. 어쩔수없이 사 줬더니..아예 게임에 빠졌어요.."라며 말이 끊나기도 전에..
"우리도 닌텐도 사 줬어요."
"우리집은 아빠가 닌텐도 사 주더라구요."
"우리 아들은 유치원 다니는데, 자기도 닌텐도 사 달라고 조르던데요.. 닌텐도가 뭔지 알기나 하는지..나원 참"
"우리는 몇달전에 사 주었는데, 계속 새로나온 팩 사 줘야해요. 팩값도 만만찮요."
"맞아요. 우리 아들은 닌텐도게임 무료로 다운 받는 곳이 있는데, 우리집 컴이 구형이라서 자기가 좋아하는 프로그램다운 받기가 힘들다며 투덜거리던데요.. 에고, 돈없는 사람은 자식도 못 키운다니까."
"우리아이는 시력이 떨어져 안경 써야 한다는데, 게임기만 쳐다보니 시력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요."
"우리아이는 완전 비만이예요, 공부할때는 10분도 집중하기 힘든 아이가 게임기만 잡으면 누가 잡으러와도 모를껄요.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니 살만 찌네요."
"날씨가 추워니 집안에서 게임만 해요.. 날이 풀리면 나가서 놀려나."
"움직이는 양이 적어선지 덩치는 아빠만 한데, 올 겨울 감기를 달고 살아요"
"돈도 돈이지만, 컴퓨터와 게임기없는 세상에서 아이 키우고 싶어요."

오늘 모인 엄마들 10명 중에 초등학교 다니는 자녀를 둔 엄마 5명은 이미 닌텐도를 사 줬답니다.
지난달 모임의 화제는 자녀들 핸드폰이 주제였는데, 이번달 주제는 게임기 닌텐도입니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학교에 학원에, 그것도 모자라 컴에 빠지고 게임에 빠져 운동량은 점점 줄어 비만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많던데.. 닌텐도까지 유행이니 운동량이 줄어 비만아이만 늘어나니 건강이 걱정입니다.
"컴퓨터와 게임기없는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엄마의 말이 모임에서 헤어진 후에도 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