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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 봉사

중학교에 입학하는 수진이.

어제 낮에 현관벨이 울려 문을 열었더니, 수진이였습니다.

"웬일이니, 오늘은 밑반찬 만들어주는 날도 아닌데."

"아줌마, 궁금한게 있어서 왔어요."

"그래, 일단 들어와서 이야기하려므나."

휴일날 예고없이 찾아온 아이는 6살때 부모의 이혼으로 아빠와 단둘이 사는 아이인데, 어느새 중학교를 간답니다.

"아침은 먹은거니?"

"녜, 먹었어요."

"참, 중학교입학식은 언제하냐?"

"내일인데요."

"그렇구나, 학교 갈 준비는 끝났니..교복은 누가 사줬니?"

"할아버지께서 교복값 주셨어요. 노트랑 학용품준비 끝냈어요."

"그런데, 아줌아에게 물어 볼것이 있다며."

"학원요.. 어디로 가야해요."

"글쎄다.. 수진이가 다니고싶은 학원이라도 있냐?"

"녜, 있어요.. 친구들이 00학원에 다닌데요. 나도 00학원에 다니고 싶어요."

"그렇구나, 그런데 이번에 학원비후원해 주는 곳에서 학원비를 넉넉하게 해 주는지 모르겠다. 행여, 모자랄수도 있는데.. 지난번에 다녔던 학원원장님께 부탁해 볼께."

"지난번에 다니던 학원에 다닌다는 친구가 없어요. 나도 친구들이 다니는 학원에 가고싶은데요."

"그래, 수진이가 다니고 싶어하는 학원에 보내줄께..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이제 중학생이 되면 초등학교처럼 공부하면 안되는 것 알지.. 이젠 중학생이 되었으니 어설프게 공부하면 안되는 것은 알지.. 이제부턴 놀러다니는 시간도 아껴야하고, 잠자는 시간도 아껴야하는데, 수진이는 할수있지."

"녜, 열심히 할거예요."

"중학교가서 성적표나오면 아줌마에게 보여줄꺼지."

"그럼요, 성적표나오면 아줌마께 먼저 보여드릴께요."

"그래, 고맙다.. 중학생이 되었으니, 성적이 좋지않으면 아줌마가 야단칠꺼야. 그래도 괜찮지."

"녜, 열심히 공부할꺼예요.. 아줌마가 어렵게 학원까지 보내주셨잖아요"

"수진이는 장래희망이 뭐니?"

"얼마전까지는 선생님이 되고싶었는데.. 이제는 간호사가 되고싶어요."

"갑짜기 간호사로 바꾼 이유라도 있냐?"

"아빠가 많이 편찮으세요.. 열심히 공부해서 간호사가 되어 아빠가 아프지않게 도와드리고 싶어졌어요.."

"어머나, 그러고보니 수진이 마음이 참 이쁘다.. 그래, 아빠는 많이 편찮으시니.."

"요즘은 술도 마시지 않으시고 집에서 잠만 주무세요."
오랜만에 만난 수진이는 제곁에서 종알종알, 그동안 하지못한 일상을 나보게 보고라도 하듯이 말이 많습니다.
어쩌면, 지난 겨울동안 수진이는 혼자서 모든것을 해결하느라 많이 힘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중학교입학하는 것을 자랑하고 싶었는데, 자기에게 말을 거는 사람이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수진이아빠가 곁에서 챙겨주시겠지만, 엄마만 하겠어요.

오늘이 수진이 중학생이 되는 날입니다.
할아버지께서 마련해 준 교복이 신기해서 입어 또 입어본다는 수진이..
수진이가 중학생이 된다는데, 내가 왜이리도 기분이 좋은지요.

다른 아이같으면, 지금 한창 엄마품에서 투정부릴 나이에 수진이는 벌써, 자기의 위치를 확실하게 깨닫고 자기 스스로 세상을 헤쳐나가는 것을 깨달은 아이입니다.
지난, 학원공부가 끝날무렵..
"아줌마, 학원에 계속 다니고 싶은데 내일이면 학원원장님께서 그만다녀야 한대요.."
그 말이 계속 내 마음을 아프게했는데..
지난 작년적십자와 MBC에서 "명사들과 나눔행사"에서 얻은 이익금으로 올해도 수진이는 학원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수진아..
이쁘게 잘자라서 벌써 중학생이 되다니..
수진아, 중학교입학을 축하한다.
교복입은 모습도 보고싶은데, 조만간 아줌마도 교복입은 너의 모습 볼수있겠지.
엄마없이 혼자 모든것을 챙겨야하지만, 어쩜 너는 다른아이들보다 더 큰장점이 있단다..
해맑은 웃음과 단단한 너의 마음..
어려운 환경임에도 자기 스스로 해결해갈 줄아는 너는 분명히 나 보다 더 어른인지도 몰라.
아무리 힘든 세상이지만 너처럼 이쁜외모에 마음까지 이쁘니 넌, 분명히 잘 해낼수 있을꺼야.
너는 아줌에게 의지하는데, 내가 너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해서 미안하다.

수진아.. 엄마없이 혼자서 모든것을 챙기려면 힘들겠지만, 너의 친구 영주엄마(우리모임총무)가 너의 너의 근황을 아줌마에게 알려줘서 잘 아고있단다..
그래도, 너를 아는 모든사람들이 늘 너의 곁에서 지켜본다는 것은 잊지말았으면 한다..
수진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