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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유학시절 투표하는 사람이 부러웠다는 조카..

어제 저녁 조카와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숙모님 안녕하세요."
"그래, 잘 지냈냐."
"녜, 숙모님도 투표하셨어요."
"그럼, 당연히 해야지.. 그런데 너는 투표했니?"
"당연히 했지요."
"잘했다.. 참, 너 투표 처음 하는거지.."
"녜, 저 처음으로 투표했어요.. 투표장에 가서 투표를 하는데 가슴이 벅차 눈물이 날려고 하던데요."
"ㅎㅎㅎ.. 첫 투표에 눈까지.. 그렇겠구나..여태 외국에서 공부하느라 고생 많았다.. "
"그런데, 왜 20대는 투표를 하지 않는지 이해가 가지 않아요.."
"글쎄 말이다.. 00(내딸)는 투표일이 공휴일이라고 좋아하던데.. 투표는 뒷전이고 휴일만 챙기더라.."
"언니는 외국에서 오래 살아보지 않아서 고국의 중요성을 모르나 봐요..ㅎㅎ 외국에 있을때 투표하는 사람을 보면 얼마나 부러웠는데요..
유학생은 투표권이 없잖아요..
그렇다고 투표때문에 귀국할 수도 없고..
유학시절 투표하는 사람들 보면 부러웠어요.."
"그랬구나.. 처음하는 투표일텐데 후보선정은 어떻게 했는데.. 궁금하다."
"아직 한국정치에 적응하지 못했어요.
아빠께 여쭈어 보고 참고했구요.
우편으로 오는 후보자 팜프렛도 꼼꼼히 체크했어요..
사실 아빠의견을 많이 참작했지만요..ㅎㅎ
누구를 찍는것이 중요한게 아니고 내가 투표를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뿌듯해요..
이제 나도 떳떳한 한국의 국민이 이제서야 된것 같은 기분이랄까..ㅎㅎ"
"그랬구나.."

며칠전부터 딸에게 투표참여하라고 잔소리를 했건만 투표일아침 일찍 친구랑 나들이 가는 딸에게..
"새벽부터 투표를 하니 친구 만나전 투표장가서 투표하고 가라."
"녜.. 알았어요."
하면서 부리나케 나가 버리더군요.
저녁에 나들이 다녀온 딸에게 "투표는 했겠지.."라고 물었더니..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서 투표를 하지 않았다"라고 말 하더군요..
"그래도 해야지. 투표는 국민의 기본권리야.."
"찍어주면 내 고민 들어준데.."라고 말하는 딸..
기가 막히더군요.

우리딸과 조카는 같은 20대 중반입니다.
지난 대통령선거때는 자기가 무슨 애국자처럼 기성세대를 비판하더니..
결국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더군요.

이제 총선이 끝났습니다.
20대가 투표참여율도 낮다고 난리입니다.
유학하느라 고국에서 처음 투표하는 조카가 하는 말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외국유학시절 투표하는 국민이 부러웠다"는 조카..
투표일은 그저 공짜로 생긴 휴일로만 여기는 우리딸..

첫 투표라 눈물나게 감동했다는 조카도 몇년이 지나면 우리딸처럼 투표일을 그저 공짜로 생긴 휴일로 생각할까 드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