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방화범때문에 어이없는 일을 당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습관적으로 TV를 켜는데 전원이 들어오지 않아서 전기콘센트를 확인해보니 이상이 없는데..
자리에서 일어나 물 마실려고 냉장고문을 여는 순간, 냉장고에도 전원이 들어오지 않네요.
밤새 누전이라도 되었나 걱정되어 차단기를 점검해도 이상이 없어 한전에 연락을 했더니..
"우리집 앞에서 방화사건이 일어났는데 우리집으로 전기가 들어오는 전기진입선이 타서 그렇다"고 설명을 해 주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화를 끊고 창문을 열어보니 전선줄이 녹아내린 것이 눈에 띄더군요.
갑갑한 마음에 다시 한전에 전화를 걸어서..
"집안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니 갑갑해 죽겠어요.. 빨리 복구 좀 해주세요."
"공사를 하셔야지요."
"녜!! 제가 왜 공사를 합니까? 저의 집안에서 일어난 일이 아닌데요."
"한전에서는 전봇대 송정기까지는 책임이 있지만 송정기로부터 가정으로 전기공금이 연결된 선은 개인책임이라서 방화범때문에 탄 선의 복구는 개인책임"
이라는 겁니다.
전봇대에서 우리집과의 거리는 10M정도 떨어져있는데 있는데..
정말 황당합니다.
"방화범이 불 질러서 일어난 일에 대한 책임을 개인이 져야하다니..
 이건 너무 심하지 않나요."
"글쎄말입니다.. 한전에서는 어떻게 해 드릴수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새벽 3시에 방화가 일어나 119에 접수되었으니 119에 문의해 보세요."
급한 마음에 119에 연락했더니..
"방화범이 동네 군데 군데 불을 질렀는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만 소방서에서는 불난 곳 진압만 하면 그만이지 손실에 대해서는 소방서에서는 모릅니다. 경찰서에 알아보세요."
다시 인근파출소에 전화를 했습니다.
"방화사건 접수된것은 맞습니다만 방화범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잡기는 했지만 손실에 대한 부분은 개인이 책임져야합니다."
일언지언 딱 잘라버립니다.

꼭두새벽에 전기공사하는 곳을 알아보기도 힘들어 한전에 전기업자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다시 한전에 전화를 걸어.
"저의 집은 전기가 지중으로 들어왔는데 전기복구를 할려면 땅을 파야하나요."
"아닙니다. 전봇대아래부분만 복구하면 됩니다."
"그럼 일반 전파사에서 고치면 되나요."
"전기공사를 할려면 전봇대에 올라가서 공사를 해야 하니 일반인은 공사를 못합니다. 전기공사전문업체에 맡겨야 합니다."
"뭐라구요. 전기전문업체에 맡겨야 한다구요.. 그럼 경비는 만만찮겠네요."
"글쎄요.. 전기복공사를 할려면 전봇대에 올라가서 복구를 해야하니 경비가 좀 나오겠지요."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한전직원과 통화를 하던 중.
"댁은 전기공사가 잘 되어 누전차단기가 전선을 차단했으니 망정이지 차단기가 말을 듣지 않았지면 방화로 인해 집이 폭파될뻔 했습니다.
지상으로 전기선이 들어 간 집은 지상에서 불이 진화가 되지만 지중으로 전기선이 연결된 건물은 전기에 불이 붙으면 열기가 가열되어 폭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고 전기공급선이 탄정도니 다행이라 생각하세요."
"뭐라구요.. 집이 폭파될 뻔했다구요."
한전직원과 통화내용에 건물폭파라는 단어를 들으니 몸이 오싹해지더니, 갑짜기 숭례문 방화사건이 생각나더군요.

전기전문업체가 와서 전기복구를 하는데 경비가 50만원이랍니다.
그것도 한전에서 특별부탁해서 싸게 해주는 가격이 50만원이라니..
밤새 잠 잘자고 일어나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속담이 생각나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사는 인근에서 불이 났는데도 모르고 잠을 자다니..
정신없이 방화범이 불을 질러 일어난 사건때문에 새벽부터 정신없이 여기 저기 문의를 하다보니 몇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전기복구공사는 오후 3시가 되어 끝이 났지만 아무리 생각을해도 어이가 없습니다.
방화현장은 이미 소방서에서 진압한 상태라선지 큰불은 아닌것 같은데, 작은 방화가 어처구니 없는 재앙을 불러올 수가 있다니..

뒤늦게 경찰서에서 방화범이 잡혔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밤새 동네를 돌아다니며 여러군데 방화를 했다고 하더군요.
일찍 발견하여 큰피해는 없다고 하지만 당장 저의 집은 새벽에 전기공급이 끊어져 밥도 못해먹고 가스렌지도 점화가 되지않아 커피한잔 끊일 물도 마련할수가 없더군요.

일단은 전기공사비용을 우리가 책임을 졌지만, 형사가 피해자진술을 받아가면서 방화범에게 피해보상을 받아 주겠다고는 했지만 받는다는 보장도 없고..
전봇대에서 10M나 떨어져 있는데도 전기공사비를 개인이 부담해야 하다니..
정말 황당합니다.

이제 전기복구되어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제 일어난 방화사건만 생각해도 끔찍합니다.
단순한 방화로 집이 폭파될수도 있다는 말이 계속 머리에서 떠나질 않구요.
방화는 남의 일로만 여겼는데 나에게도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