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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부모님차례 따로 지내도 괜찮을까요.

저의 집은 시어머님께서는 일찍 돌아가셨는데, 어머님께서 돌아가실때 형님댁이 미국으로 이민가셔서 어쩔 수없이 막내며느리인 제가 제사를 지내왔습니다.

세월이 흘려 10여년전 저의 시아버님께서 돌아가셨는데, 그 당시에는 큰형님댁이 조카들 유학이 끝나고 한국에 귀국하신 상태여서 아버님제사는 형님댁에서 모셨습니다.
중간에 몇번 어머님제사때문에 형제끼리 의논한 적이 있었지만 형님댁이 미국시민권이 있는 상태여서 언젠가는 미국으로 들어가실 것 같아 장조카가 제사를 모실때 생각하기로 하고 시어머님제사는 막내며느리인 제가 모셨고, 시아버님제사는 큰형님댁에서 모셨습니다.

평소에 제사상을 차릴때는 심각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명절차례상 차릴때가 되면 시부모님 두분차례를 따로 모시게 되어 마음이 개운치가 않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에 큰형님댁은 미국으로 영구 이주하셨는데, 미국으로 떠나기 전 아버님제사는 장조카에게 맡기고 가셨습니다.

올해도 시어머님차례상을 준비하면서 아무리 돌아가신 분들이지만 두분은 살아생전 부부셨는데, 차례상을 따로 모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장조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조카님 할아버지제사는 조카가 지내고 있고 할머니제사는 삼촌이 모시고 있는데, 할머니제사는 우리가 모셔왔으니 당연히 지내왔지만 명절에 차례 지낼때만 되면 마음이 얺짢네. 아무리 돌아가신분들이라지만 살아생전 부부셨는데 기분이 찜찜하네. 조카는 어찌 생각하는가?"
"글쎄요. 저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아서 뭐라고 드릴 말이 없네요. 그런데, 숙모님 말씀을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습니다."

사실, 저의 집은 우리신랑과 장조카는 학교동창입니다.
조카의 친구가 우리신랑 친구이고 우리신랑 친구가 조카친구가 됩니다.
그러다 보니 삼촌과 조카사이는 친구같은 사이입니다.
정확하게 따지면 장조카가 우리신랑보다 한살이 많습니다.

그런데, 여태까지 지내던 시어머님제사를 장조카에게 맡길려고 생각해 봤는데, 정확히 따지자면 저의 신랑은 부모이고 조카는 조부모이니 어떻게 생각하면 자식이 부모님 제사를 모셔야겠지만 한 집안의 제사는 장손이 이어 받는 것이 일상이라서 조카에게 시어머님제사를 떠 맡기는 것 같아 영 개운치 않더라구요.
그래서 조카에게 상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오해는 말게나, 삼촌이나 자네나 나이가 비슷하니 여태 지내던 할머니제사 자네에게 맡길 생각은 없다네. 그런데, 명절차례상 준비할때만 되면 기분이 좋지 않네. 어찌했으면 좋겠는가?"라고 했더니 할머니제사를 모시고 가겠다는 말을 하지 않네요.

시부모님은 평생을 부부로 사셨는데, 제사는 따로 지낸다고 하지만 명절 차례상은 한집에서 지낼 수도 없고..
올해도 시어머님차례 지낼 음식준비를 하면서 마음이 개운치 않습니다.
행여, 이런 경우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혹시 아는 분 계시면 알려 주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