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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아들이 보내온 "크리스마스 선물"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거리는 온통 크리스마스 트리와 함께 상가에서 울려 퍼지는 캐롤이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젊었을때는 거리에 나가 분위기에 휩싸여 목적도 없이 그냥 거리를 쏘다녔지요.
그리고, 결혼하면서 아이가 어렸을땐 아이들 기분 맞춰 줄려고
크리스마스선물도 사고 집안에 트리도 만들었는데..

이젠 자식들이 성장하고, 나도 중년을 넘기고 나니 크리스마스란 단어가 생소해진지
몇년이 흘러버렸습니다.

그런데, 며칠전 아들이 선물을 주는 겁니다.
"엄마께 드리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네요"
아들이 저에게 준 크리스마스선물 자랑 좀 할께요.
내 평생 아들돈으로 받은 최초의 선물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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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뒤늦게 들어 온 아들이 선물꾸러미를 내려 놓으며 하는 말.
"엄마, 저 크리마스선물 마련했는데 요긴하게 쓰세요."
"뭐라고, 크리스마스선물이라고."
평소에 말이 없는 아들이 엄마에게 크리스마스선물이라는 말에 나는 깜짝 놀랬습니다.

"크리스마스선물이라.. 부모가 자식에게 선물해야 하는 것 아니냐?"
"엄마는, 우리가 부모에게 크리스마스선물 받을 나이는 아니지요"
"아! 그렇구나.. 그럼 부모가 나이를 먹으면 자식에게서 크리스마스 선물 받는 거구나"
"엄마는 뭘 그리 꼬치 꼬치 따지세요. 쑥스럽게..하하하.."

여태 살면서 자식에게 크리스마스선물은 해 봤지만,
이렇게 선물 받아 보기는 처음이기도 하고
아들이 엄마생각해서 크리스마스선물 주는게 너무 반갑고 고맙더군요.
선물을 받자 말자 봉투를 뜯어보니,
스웨터와 털장갑 그리고 방한용귀마개가 들어있네요.

"아들, 스웨터 너무 이쁘다.잘 입을께.
그런데, 방한용귀마개는 쓸일이 별로 없을것 같은데"
"엄마 야와자원봉사 자주 나가시잖아요.
추운데 귀마개랑 털장갑 끼고 나가세요.
겨울에는 털장갑이 최고이거든요"
그러는 것입니다.

평소에 워낙이 말수가 적고 무두뚝해서 아들과는 필요한 말외에는 하지 않는 편이고,
아직은 무명탤런트 겸 연극배우라 뚜렷한 수입이 없어
늘 어깨가 쳐져 다니는 모습이 안스러워
말 붙이기가 힘들었는데..

그저, 자기가 하는 일 열심히 하는 것조차 기특했는데..
이렇게 크리스마스라고 엄마의 선물까지 챙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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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으니, 작은일도 소중하고 왜 일도 고마운게 많은지요.
오늘아침 지방공연 있다고 대구에 내려갔습니다.

아직 인기는 없지만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일 열심히 해 주는 것도 고마운데
자원봉사하는 엄마를 위해서 "털장갑과 귀마개"를 선물해준 아들..
엄마를 생각하는 정이 깊은 줄 미처 몰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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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가족과 함께 따스한 성탄절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