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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불황을 호기로 만든 우리동네 야채가게.

우리동네에는 대로변에서 주택가로 들어가는 입구에 야채가게가 있습니다.
야채가게 건너편에는 대형재래시장이 있는데도 저녁시간만 되면 반찬가게는 동네주부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가까운 거리에 대형재래시장이 있지만 동네 야채가게를 찾는 이유는 시장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싱싱야채를 가까운 거리에서 구입할 수있기에 길건너 대형재래시장을 찾지 않고 동네 야채가게를 이용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동네를 진입하는 다른 길목에 낯익은 간판이 보이길래 궁금해서 야채가게를 들어가 봤더니 우리집 진입로에 있는 야채가게 주인아줌마가 장사를 하더군요.
"어머나, 이 곳으로 가게를 옮기셨어요."
"아니예요. 예전 가게는 그대로 있어요. 원래 장사하는 곳 주변이 재개발로 손님이 뜸해서 이곳에 가게를 한개 더 차렸어요."
"그랬구나.. 분명 우리집 진입로 야채가게가 있었는데.. 이곳으로 이사를 하는가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도대체 동네 야채가게가 몇개야. 완전 야채가게 재벌이네."
"우리신랑이 운영하는 야채가게는 예전가게와 이곳, 두군데예요."
"은행앞에도 있잖아요."
"아!! 그가게는 삼촌이 결혼하면서 삼촌앞으로 가게를 낸 거예요. 우리집과는 상관없어요."
"그렇지만 물건은 공동으로 구입하잖아요."
"그건, 맞아요."


우리집쪽으로 들어가는 집입로에 있는 야채가게는 얼마전 개업한 야채가게외에도 두개가 더 있습니다.

동네요지에 야채가게를 네개나 운영하는 형제야채는 10년쯤 동네어귀 길모퉁이에서 형제가 난전에 야채 몇묶음 펼쳐두고 장사를 했습니다.
처음 장사를 시작했을때, 형제는 총각이였고 도로를 무단점령한 채 장사를 했기에 이른아침에 싱싱한 야채를 싼값에 팔았고, 형제는 야채를 사는 손님들에게 배달까지 해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네주민이 다른곳에서 먹을꺼리를 사서 지나가는 주민이 있으면 자기네 오토바이로 물건을 운반해 주는 친절함으로 동네주민들에게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두형제는 노점에서 단속을 피해가면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 노점상 건너편에 점포로 옮겨 장사를 하면서 장가까지 갔습니다.

그리고, 몇년 후 인근동네에 야채가게를 오픈했더군요.
처음에는 다른곳에 오픈한 가게가 궁금해서 물었더니..
형제가 9남매인데, 3형제가 서울와서 건축일을 했었는데, 윗 형은 목수로 일해 왔지만 동생 두형제는 건축일에 전문성도 없어 잡부일을 하면서 건축현장을 기웃거렸으나 힘은 들고 수입이 작아 먹고 살기가 힘들자 동생인 두형제는 낡은 트럭을 한대 구입하여 동네입구에서 난전 야채장사를 시작했답니다.
야채장사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자 건축일을 하는 형님에게 인근동네에 야채가게를 개업하였고, 동생이 장가를 들자 다른 길목에 야채가게를 오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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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형제는 현재 각기 다른 야채가게를 운영하지만, 물건구입은 공동구입 한답니다.
오후가 되면 서로 가게마다 재고를 파악하여 다른점포로 보내어 재고도 줄이더군요.

우리동네 어귀에 있는 형제야채는 조금만 늦은 시간에 야채가게에 가면 야채가 거의 다 팔려 사고 싶은 물건이 없습니다.
행여, 그 날 팔다 남은 재고가 있으면 팔다남은 재고는 덤으로 나누어 줍니다.
외출했다가 찬거리 사러 굳이 시장까지 가지 않아도 질좋은 물건을 싼 값에 구입할 수있는 우리동네 야채가게..



요즘들어 경기가 좋지 않아 문닫는 점포가 늘어납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몴 좋은 곳이지만 문닫는 점포가 늘어납니다.
그런데, 우리동네 형제야채는 몴 좋은 곳에 야채가게를 늘어 갑니다.

어제 외출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야채가게에 들렸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운탓에 손님이 뜸해요."라고 하길래.
"추우면 먹는 것도 귀찮은가 봐.."라는 둥 농담을 주고 받다가.
"도대체, 야채가게가 몇개야. 이제 야체가게 재벌이다."라고 했더니.
"동네야채가게 몇개있다고 재벌이라는 표현은 좀 웃으워요."
"아니야. 몇년전 생각해봐. 이건 완전 성공이지."
"하긴 그래요. 처음 동생이랑 난전 장사하는던 생각하면 지금은 부자지요."

이렇게 우리동네 야채가게는 싱싱한 야채를 대량확보하여 싸게 팔아서 주민들은 좋구요.
형제끼리 열심히 노력해서 불황을 모르는 우리동네 야채가게.
야채가게 사장님을 볼때마다 "참으로 장하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