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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10년전 금모으기 위탁증서를 보니 씁쓸하네요.

30년을 한집에서 살다가 재개발로 인해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면서 짐정리를 하다가 발견한 "경제회생 금모으기 운동 위탁증서".
 

사실, 우리집 신랑이나 나는 애국심이 없는 것은 아니라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잘 버리지 못해 처음 금모으기가 시작되었을때 집안에 있는 금부치를 선뜻 내 놓치 못했습니다.

이리 저리 눈치만 보다가 평소에 친분이 있으신 새마을금고에서 뒤늦게 금모으기를 동참했는데, 실적이 너무 저조하시다길래 결혼때 주고 받은 예물은 빼고 결혼 후 선물받은 반지와 목걸이 일부를 위탁했습니다.

어제 작은 모임에 참석했더니 모임에 한분께서 작년에 손주를 보셨는데 이번주 일요일 손주 돌잔치를 한다며 참석해 달라고 하시더군요.

첫손주 돌잔치인데 당연히 돌반지를 해 줘야하는데 "요즘 돌반지 한돈값이 20만원이라니 어떻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모임에 있는 분이 전화를 했더군요.
"00네집 첫손주 돌잔치인데 자기는 어떻할꺼야."
"글쎄, 평소같으면 당연히 돌반지 한돈은 해 줘야겠지만 금값이 웬만해야지.. 나도 고민이야."
"그렇치.. 나도 고민하다가 자기는 어떻게 할건지 궁금해서 연락해 봤어.""갑짜기 금값이 왜 이리도 치솟는거야."
"글쎄말이다."라는 말과 함께 10년전 IMF때 금모으기때 내 놓은 금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10년전 IMF때 금으기운동할때 집안의 금부치는 몽땅 내 놓았으니 우리집에는 금부치 하나 없는데.. 지금까지 뒀으면 돈이 얼마야.. 아까워 죽겠어."
"허긴 그래.. 그렇다고 그때 금값으로 받은 돈이 살림에 큰보탬이 된것도 아니고... 그저, 나라 살리는데 동참했다고 생각해야지 뭐.."
"그렇치만, 나라살림 걱정할 정도로 살림이 넉넉하면 이런 생각이 들겠니?.. 요즘처럼 금값이 치솟는 것을 보면 웬지 도둑맞은 기분이야."라는 말에 서로 웃고 말았습니다.

98년 2월 13일에 금을 위탁한 것은 32.40그람.
즉, 8.64돈 정도 됩니다.
그리고 난 후, 98년 3월 18일에 금대금으로 507,253원이 
입금되었네요.
대충 계산해보니 돈당 58,710원입니다.

어제 친지분 손주 돌반지 해 드릴까해서 금은방에 들렸더니 금한돈 돌반지가 20만원정도라고 하니 10년전보다 3.4배가 올랐네요.
우리나라도 작년 10월부터 몰아친 세계적인 경제위기라선지 금모으기 위탁증서를 보니 우리나라 국민의 힘이 어마나 위대했는지 그때가 그립기도 하지만 갑짜기 치솟은 금값때문에 친지분 첫손주 돌잔치에 돌반지 못해주는 마음에 "경제회생 금모으기 위탁증서"의 증서와 함께 금값으로 입금된 통장을 보니 괜히 마음이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