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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경찰아저씨 "나쁜아저씨 없는 공원에서 놀고싶어요"

오늘 점심스케줄이 취소되어 오랜만에 가깝게 지내는 후배들과 점식식사를 끝내고 후배사무실에 들려 오랜만에 수다 떨고 은행까지 들려서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서 초등학교3학년쯤 되어보이는 여자아이 셋을 만났습니다.

마침, 내가 지나는 곳은 동네 어린이공원부근이였습니다.
길을 가던 한아이가 공원옆에서 멈춰서더니..
"00야 우리 공원에서 조금만 놀다가자."라고 말을 건네자, 곁에 있던 아이가 하는 말..
"안돼.. 우리엄마가 학교수업 끝나면 친구집에도 놀러가지 말고 곧장 집에 오랬어."
"그럼 너는 집에 가고, 00야 너는 공원에서 놀다가도 되지.."
그러자, 다른아이가 하는 말..
"절대로 안돼.. 울엄마가 그러는데 공원에서 놀면 안된대."
"우리 공원에서 매일 놀았잖아. 그런데 왜 놀면 안된다고 그래."
"아이들끼리 공원에서 놀면 나쁜아저씨가 잡아간대.. 그러면 엄마도 못 본다고 하면서 놀고 싶으면 엄마랑 같이 놀러와야한대."
"여기는 어린이공원이야. 우리들이 노는 어린이공원이란 말야..그런데, 왜 엄마는 아이들끼리 놀면 안된다고 하는거야.."
"나도 놀라. 우리엄마가 절대로 놀지말라고 하던데."
"너, 모르니.. 요즘에는 무서운아저씨가 여자아이만 잡아간대."
"그게 유괴범이라는 거야."
"맞아, 유괴범이래.. 무지 무서운아저씨래."
"맞아..나쁜아저씨를 경찰은 잡아가지 않는대.. 다 잡아가면 우리들은 맘대로 놀수있잖아."
"그러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무심코 공원을 바라다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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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어린이 공원은 도심에서는 볼수없는 규모가 꽤 큰 어린이공원입니다.
공원은 주택가 중심에 있어 도심의 가정집은 마당없는 가옥이 많아선지 평소에도 공원을 이용하는 주민이 많은 곳입니다.
주위에는 초등학교가 두군데가 있고, 어린이집이 많아서 학교하교길에 아이들이 자주 들려서 마음껏 뛰어노는 공원입니다.
물론, 어린이집을 마치고 나오는 어린이들도 집에 가기전 들려서 놀다가는 곳입니다.

겨우내 추워서 공원을 자주 나오지 못한 아이들이 한창 뛰어놀 곳인데 공원은 텅 비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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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기구에도 아이들은 보이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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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가 있는 곳에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 곁에는 엄마가 함께 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막 나온 아이들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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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곳에 여자아이 둘이 놀고있습니다.
그런데, 벤취에 앉아있는 분은 아이의 엄마와 할머니입니다.
아이들에게 잠시도 시선을 띄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양초등학교 어린이가 실종된지 3개월만에 범인이 잡혀서 범인의 잔인한 범죄행각에 온 국민은 치를 떨었습니다.
아직도, 온 국민들은 충격에서 벗어나지도 못 했는데, 또 일산 초등학교 납치미수 동영상이 온 국민을 몸서리치게 만들고 있습니다.

나 주위에는 나이어린아이를 둔 엄마들이 많습니다.
나이 어린자녀를 둔 엄마가 그러더군요.
"언니, 나 아무래도 정신병자같아..
우리딸이 내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서 다른 일을 못한다. 학교보내는 것도 불안해.. 나만 그럴까."

"딸이 눈에 보이지않으면 불안하다"
는 아이의 엄마의 말과 "무서운아저씨 경찰이 잡아가면 되잖아"라고 말하는 아이의 말이 계속 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안양어린이 납치살인범과 일산 초등학생 납치미수사건, 모두다 경찰의 미흡한 수사때문에 국민들은 울분을 금할길이 없습니다.
제발, 자식이라도 편히 뛰어 놀수있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할텐데..
참으로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