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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나이 50세에 초산한 미혼모, 세상살기가 힘드는가 봅니다.

봉사회 회의 끝나고 집에 돌아와보니 집전화에 같은번호로 부재 중 전화가 세통이 와 있더군요.
누굴까??? 궁금했는데, 내 핸드폰으로 전화가 울리길래 받았더니..
작년, 50세에 초산한 미혼모 엄마였습니다.

 --- 나이 "50세에 첫아이가 복덩이래요" / 2007년 6월 8일에 송고한 글..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57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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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첫돌무렵 모자.


전화를 받고 보니 목소리가 이상하더군요.
"목소리가 이상해서 아기엄마인 줄 몰랐네..목소리가 이상해요."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혼자서 펑펑 울었더니 목이 쉬었나 봐요."
"아니, 무슨 일이라도 있는건가요."
"내가 사는 곳이 재개발지역이잖아요."
"그래서요."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하는데 월세보증금이 너무 비싸서 망설이고 있어요."
"천천히 알아 보세요. 설마, 두 모자 거쳐할 방 하나 없겠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재개발사무실에서 매일마다 나와서 이사종용을 해요."
"다른 곳도 이사하라고 종용하다고 하더군요. 다른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올겨울 나고 내년 봄에 이사한다는 분들이 있던데요."
"그래요.. 저도 내년 봄이 이사했으면 좋겠어요. 이사할려고 작은 곗돈하나 붓고있어요. 그런데,저의 집은 재개발사무실 사람들 횡포때문에 무서워서 못 살겠어요."
"관리처분인가 떨어진지 20여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횡포라니요."
"매시간마다 찾아와서 대문을 발로 쾅쾅 치며 빨리 집 비우지 않으면 집을 부서버리겠다는 둥.. 난리예요. 며칠전, 우리 아기가 놀래서 병원입원까지 하고 왔어요."
"녜!! 설마.. 사람이 살고있는 집인데.. 그렇게까지 횡포를 놓다니.."
"우리가 사는 곳은 시유지땅이라서 재개발사무실 횡포가 무서워서 웬만하면 떠났어요.
아기업고 싼방 구할려고 벼룩신문 뒤져가면서 며칠을 돌아 다녔더니 아기가 더위를 먹었는지 토하고 고열까지 나서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예요."

지난 봄, 아기와 엄마를 봤을때 씩씩하게도 잘 사는 것 같더니, 오늘은 전화목소리가 힘이 없고 얼마나 울었는지 목이 쉬었더군요.
첫돌지나면 어린이집에 맡기고 식당 설겆이 일이라도 할려고 했는데, 고령에 초산한 탓에 엄마와 아기가 건강이 좋지않아 계속 미루어왔었는데..
가까운 친척이라도 있었음 아기 맡기고 일이라도 다닐텐데.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것은 친정어머니가 계시는 분이라며" 우는 것 같더군요.

나이 50에 초산한 아이엄마의 남편은 임신 6개월되던 해에 가출하고 아기와 함께 산동네 월세방에서 사는데, 지금 살고있는 집은 재개발로 지난 6월 17일자로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한 지역입니다.

보증금없는 집이니 찾아야 할 보증금이 없는 아기엄마지만 평소에 명랑하고 어렵고 힘들다는 내색한번 내지 않던 아기엄마, 동사무소에서 매달 보조해주는 얼마나 막막했으면 자는 아기옆에서 펑펑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제 마음이 답답해지더군요.

나이 50에 초산한 엄마..
어려운 세상, 살아갈 날이 더 많은데..
어렵고 힘들어도 의논할 피붙이 하나없는 고아인 아기엄마..
"임신 6개월때 가출한 아기아빠가 돌아올까 봐 다른동네로 이사하면 안될텐데.."라며 아기아빠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기엄마..
아기는 자기가 이 세상에서 버려져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받았다고 그렇게 좋아하더니만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은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