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

서울역 노숙자 설명절은 알고있을까?

어제 오후 2시경 서울역부근에 볼일이 있어 갔었습니다.
금요일은 직장 근무시간이라서 귀성객은 아직 많이 보이지 않더군요.
일이 끝나자 서울역에서 우연히 선배봉사원님을 만났는데, 선배님께서 남대문쪽에서 버스를 타신다길래 저도 버스를 타기위해서 남대문쪽으로 가기 위해서 서울역지하로 내려갔습니다.
대낮이라 지하철에는 노숙자는 보이지 않고 비교적 깨끗하더군요.
그런데, 서울역지하상가 연세지하상가로 가는 길목에 노숙자거처가 줄지어 있더군요.
무심코, 쳐다 본 지하철 노숙자가 거처하는 곳에는 박스로 지은 거처가 줄지어 있습니다.

노숙자거처가 있는 연세지하상가로 가는 통로에는 이불만 남겨진 채 사람은 없는 곳도 있지만 갑짜기 몰아친 한파때문인지 추위를 피해 박스속에서 잠자는 노숙자도 더러 있더군요.


대낮인데도 잠자는 지하철 노숙자를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들도 분명, 기다리는 가족이 있을텐데.."라는 생각과 함께 지하철에서 거처하는 노숙자들은 "설명절이라는 것 조차 망각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는데, 노숙자가 거처하는 박스가 있는 곳에 저만치서 카렌다가 보이더군요.

카렌다가 보이는 것을 보면 분명 그들도 설명절이 며칠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겠죠.

서울역에는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 설을 맞이하여 고향가는 귀성객이 늘어나는데, 그들은 왜 고향가기를 거부하는 걸까요.


남대문에서 버스를 타기위해 연세지하상가쪽으로 천천히 걷는 도중, 박스위에서 이불을 뒤집어쓴 채 우두커니 앉아있는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우리 이웃에 사는 할머니 한분이 생각나더군요.
10년전, INF때 집나간 아들이 돌아 올까, 아들이 집 나간 후 대문 한번 잠구지 잠들지 못했고, 밤잠 한번 편히 주무시지 못했다는 할머니가요.

그러고보니 집나간 아들 기다리는 던 할머니를 뵌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10년간 집나간 아들이 남겨 둔 손주를 키우다가 지난 여름 다리를 다쳐 걷기조차 힘드시는 할머니셨는데..
"서울역에 거처를 정하고 있는 노숙자들도 분명, 사랑하는 처자식이 있고, 애타게 기다리는 부모님이 계시겠지요."

경제가 어려워져도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가는 길은 언제나 설레이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지하철 노숙자들은 무엇때문에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곳으로 가기를 거부하는 하는 것일까요.
이번 설연휴에는 갑짜기 추워진 한파와 함께 전국적으로 눈까지 내렸습니다.
오늘 내린 눈은 세상의 시름 모두 덮어버리고 기축년 새해에는 집나간 아들, 애타게 기다는 가족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오늘부터 설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고향길 잘 다녀오시고 행복한 설연휴 되십시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