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

엄마가 둘인 아이, "새엄마와 친엄마"

며칠전 모임에서 우연히 모 중학교 선생님과 함께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부모님 이혼으로 아빠가 재혼하셔서 새엄마가 있는 집의 학생이였는데, 평소에는 활달하고 별탈 없이 잘 지내는 학생이였답니다.
물론, 새학기때 부모님 면담때 새엄마를 만났을때, 새엄마지만 자식사랑이 여늬 엄마들보다 더 사랑하는 것 같았고 별다른 문제없이 다복해 보여서 걱정하지 않았답니다.

그리고,몇달 후 그 학생은 수업이 끝났는데 집으로 귀가는 하지 않고 운동장에서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을 몇번 봤답니다.
처음에는 그저 운동하나보다고 여겼는데, 그학생은 운동장에서 교문쪽으로 고개를 계속 돌리면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눈치였답니다.
며칠을 지켜보다가 선생님께서는 운동장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학생을 불러 이유를 물어봤답니다.
"수업이 끝났는데, 집에는 가지않고 운동장에서 혼자 뭘하니?"
그러자 그 학생은 머뭇거리며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는 겁니다.
선생님께 들킨 학생은 그 이튿날부터는 운동장에서 보이지않자 선생님께서는 "일찍 귀가를 했나 보구나"라고 여겼는데..
며칠후 퇴근할려고 교문을 나가는데, 뜻밖에도 교문밖에서 배회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답니다.학생을 다시 불러 연유를 물어 봤더니 "친어머니를 기다린다"고 하더랍니다.

사연은 이랬습니다.
부모님께서는 가정불화로 7년전 이혼하셨는데, 몇년을 아빠와 함께 살다가 1년전 아빠의 재혼으로 새엄마와 같이 살게 되었답니다.
그 동안 아빠와의 생활이 지겹고 외로웠는데 새엄마가 들어 오면서 곁에서 살갑게 대해주는 새엄마가 좋았고 별다른 트러블없이 잘 지내왔답니다.
그러다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아들걱정에 친엄마가 학교를 찾아오면서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 겁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친엄마는 그 동안 자식에게 못 해준게 안타까워 평소에 갖고 싶은 것 사라면서 용돈도 많이 주고 맛있는 것만 골라서 사주는 친엄마가 좋아진겁니다.
그 날부터 그 아이는 가끔와서 챙겨주는 친엄마를 날마다 기다린 겁니다.

중학교1학년에게 오랫만에 나타나서 챙겨준 거금의 용돈과 함께 친엄마의 애틋한 정때문에 새엄마의 자식사랑의 잔소리가 점점 싫어지고 아이는 갈등을 갖게 되었답니다.
친엄마가 챙겨준 돈으로 아이는 오락실도 맘대로 드나들고 쇼핑도하고 했으니 얼마나 즐거웠겠어요.

그 이후..
아이의 친엄마는 몇번 만나러 오더니 끝내는 발길을 끝어 버린겁니다.
오랫만에 나타난 친엄마는 아이가 걱정스러워서..
"새엄마는 잘 해주냐.. 먹고 싶은 것 잘 챙겨주느냐.. 아빠는 잘 해 주느냐"는 둥 이것 저것 물어 보면서 그 동안 헤어진 것이 못내 아쉬워 아이이게 잘 해준것이 화근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별 탈없이 잘 지내왔던 아이에게 친엄마는 아이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만 혼란스럽게 만들어 놓고 가 버린 것입니다.
그 동안 아이는 친엄마가 건네 준 돈이 아이에게는 덕이 된 것이 아니라, 쓸데없는 쇼핑으로 시간과 못된 버릇만 키워 주었고 결국은 아이의 장래까지 걱정 된다고 하시더군요.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옆에서 늘 챙겨주다보면 새엄마는 자식 잘 되라고 잔소리도 하고 싫은 말도 서슴없이 하지만, 오랫만에 나타난 친엄마는 애틋한 정에서 하는 말들이 아이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되려 아이의 갈등만 유발시키다"고 하더군요.

새학기가 되면 으례적으로 학부모면담을 하는데, 주로 엄마가 학교에 오시는 경우가 대다수랍니다.
재혼한 가정일 경우 신학기 학부모면담때 찾아 오시는 분은 현재 같이 살고있는 새엄마이구요.
표면적으로 들어나진 않지만 재학생 중 30%이상이 재혼가정이라더군요.

요즘들어 이혼가정이 늘어남과 동시에 재혼가정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부모의 가정불화로 이혼을 하면서 자식과 생이별을 한게 된 엄마.
떨어져있는 동안 두고온 자식이 얼마나 보고싶고 걱정이 되겠어요.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진정한 자식사랑이 뭔지 새삼 느끼게 하는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사례라서 이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