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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옛날에도 김치냉장고가 있다..

내가 살고있는 곳에서 근거리에 있는 남산골 한옥마을 자주 찾습니다.
남산골 한옥마을에는 조선시대 명문가였던 순정 효왕후 윤씨친가를 비롯하여 부미도위 박영효가옥등을 이전, 복원하여 조선시대의 가옥형태를  볼 수있는 곳입니다.

남산골 한옥마을에 복원한 가옥형태를 찬찬히 돌아보는 재미도 있지만, 내가 여자라선지 옛날 부엌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더군요.

한옥마을에 있는 한옥 중 조선 제27대 순종(純宗)의 장인(丈人) 해풍부원군 윤택영이 그의 딸이 동궁(東宮)의 계비(繼妃)로 책봉(冊封)(1906)되어 창덕궁(昌德宮)에 들어갈 때 지은 집을 돌아보다 보다가 부엌 뒷뜰에 가면 커다란 우물 뒷쪽에 짚으로 지은 삼각뿔같은 집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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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으로 엮어 만든 집형태의 내부를 보면 땅속에 묻는 커다란 항아리가 보입니다.
이 항아리는 김치를 담아 두던 곳입니다.
겨울에는 김치가 얼지않는 효과를 주고 여름에는 햇볕을 차단하여 맛있는 김치를 오랫동안 보관해도 김치맛이 변하지 않겠지요.

김치독을 묻은 곳은 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 겨울에는 햇볕을 많이 받을 수있어 얼지않고 여름에는 나무숲을 이루어 다른 곳보다 시원하겠지요.

김치독을 묻은 곳 곁에는 화단을 만들어 땅속의 온도를 낮추는 지혜도 엿볼 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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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릴때는 먹거리가 흔하지 않았을 시절이였고 농업기술도 발달하지 않고 제철에 나는 채소를 이용하여 가족들의 먹거리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겨울이 시작되는 음력 시월이면 채소가 귀한 봄까지 먹을 김장담구는 일이 집안의 가장 큰 행사였습니다.

먹을거리를 대부분 자급자족하던 시절의 농촌에서 이맘때면 남정네들은 밭에서 배추. 무 캐어 나르고, 양지바른 곳에 김치독을 묻는 일도 아주 중요한 일이였습니다.
김치는 영상 5℃에서 10℃사이의 온도에서 한달에서 한달반 가량 저장하면 김치의 제맛을 느낄  수있습니다.

그래서 추운겨울에 김치가 얼지않고 맛있는 김치를 오랫동안 먹기 위해서 땅에 독을 묻고 주위에는 짚으로 싸서 김치를 보관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짚으로 엮어 만들어 김치독을 보관했던 이곳이 바로 오늘날 김치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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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뜰 우물에는 뚜껑이 덮어져있습니다.
가족이 먹는 식수라서 정결함을 유지하기위해서 비오는 날에는 우물뚜껑을 덮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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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옆에는 작은 물통이 있습니다.
이 돌통은 부레나 옥잠을 기르던 곳이랍니다.
여인들의 운치가 엿보이는 곳인데 제 생각으로는 더운 여름철에 우물의 찬물을 길러 과일과 작은 김치독을 담구어 놓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 선조들의 한옥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시대에 맞게 삶의 지혜가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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