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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재개발에 사는 임대인, 건물주인과 연락두절로 이사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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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전화벨이 울려서 받았더니, 예전에 우리집에 세살던 분의 전화였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와서 수도사업소에 문의를 했더니 누수가 된다며 수도고치는 사람중 아는 사람있으면 가르쳐달라는 전화였습니다.

수도 고치는 동안 저의집에 계시다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재개발지역이라 이주를 해야하는데 집주인과 연락이 되지않아 이사를 할수가 없답니다.
"집을 소개해준 부동산중계소에 연락하시면 되잖아요."
"내가 그걸 왜 모르겠냐.. 우리집을 소개한 부동산중계소도 주인이 바꿨어. 내가 이집에서 산지가 4녀정도 되었는데, 그사이에 집주인이 열사람도 더 바뀌었어.."
"뭐라요. 집주인이 열번도 더 바뀌었다군요. 말도 안돼!"
"나는 현재 집주인이 누군지도 몰라. 이러다가 집보증금 찾지도 못해 이사 못하는 것 아닌지 몰라."
"그럼, 오늘 수도고치는 비용은 누가 물어요."
"당연히 내가 물어야지. 집이 낡아서 고장나는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야.. 지난 겨울에도 보일러가 고장이 났는데 집주인이 연락두절이라 내 돈으로 고쳤어."

이 무더운 여름날 수도가 고장나다니..
할머니는 자식도없는 독거노인으로 몸도 불편하여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합니다.
예전에 우리집에 세살던 아줌마네집에서 더부살이 하시는 것을 보고 제가 앞장서서 기초생활수급자로 동사무소에서 매달 기초생활비를 받아서 생활하시는 분입니다.
작은 보증금으로 집을 구하다 보니 재개발지역에 낡은 한옥에 사시는 분입니다.
화장실은 낡아서 물도 내려가지 않는데 집주인과는 연락 두절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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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산동네도 주택재개발로 떠들썩합니다.
10년전, 도심불량주택으로 지정되자, 주민과는 상관없이 아파트전문꾼들이 진을 치더니, 그 다음에는 점포마다 부동산업자가 늘어나면서 평소에 1억미만이던 작은 집들이 2억을 호가하면서 온동네에 쓰러져가는 작평수 집을 사려는 전문투기꾼들로 연일 만원이였습니다.
횡재하는 것처럼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그런데, 재개발막바지에 이르자 재개발조합원에게 분양되는 아파트분양가는 높게 책정되고 주택지분평가는 형편없이 낮게 책정되니 재개발아파트이익금이 불투명해지고..
아파트지분을 산 사람들은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하게 되면 돈이 들어가야하는 까닭에 아예 연락두절사태가 벌어지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 오랫동안 거주하시던 한분께서는 몇년전 퇴직한 돈으로 새로 집을 신축하여 자그마한 수퍼를 차렸으나 재개발에 묶기자 몇년을 거쳐 재개발무효소송을 하다가 끝내는 지쳐 몸져 눕고 만 분도 계십니다.

결국은 집한채를 두고 몇번을 팔게끔 부추긴 부동산중계업자는 수수료를 챙기고 재개발지역이 시끄러워지자 자취를 감춘 상태랍니다.
 
재개발, 황금알을 낳는 것처럼 정부가 대기업을 앞세워 부추기더니 결국은 서민들의 가슴에 멍만 남긴 꼴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