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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철없는 엄마 챙기는 내 딸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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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영화시사회티켓이 생겨서 저녁시간에 영화보러 갔었는데, 영화가 시작되기 몇분전 핸폰이 울려서 전화를 받았더니 딸의 전화였습니다.
"엄마 어디야"
"영화보러 왔어"
"그래, 전화는 진동으로 바꿨어"
"그래, 넌 어디야"
"학원수업하는 중이야.. 누구랑 갔는데."
"혼자야.. 복지관관장과 약속했는데 갑짜기 모임이 생겼대"
"재미있게 보고 와"

전화 끝은지 몇분이 지나지 않았는데, 또 딸이 전화가 왔네요.
"수업 끝내고 엄마있는 극장으로 갈께. 9시쯤이면 갈수 있을꺼야. 영화 끝나면 전화해"
"응, 그럼 청계천으로 데이트 할까"
그렇게 나는 영화를 보고 밖으로 나오니 딸이 기다리는 것이였습니다.
"감기 걸렸는데 집으로 가지 않고 왜 왔데"
"엄마 밤눈 어둡잖아. 혹시 길 못찾아 헤멜까봐 걱정되어서 왔지"
무심코 건네는 딸의 말에 철없는 딸로만 생각했는데, 어느새 훌쩍커서 철없는 엄마걱정을 다 하다니..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마음에 빙그레 웃고 말았습니다.
"우와! 우리엄마 감동 먹었구나... 소녀같은 우리엄마 언제 철들꼬..히히.."
"누가 보면 엄마가 누군지 딸이 누군지 헷깔리겠다"
"엄마, 내가 자주가는 생맥주집 가서 술한잔 할까.. 젊은이들이 가는 곳인데 절대로 주눅 들지 말고"
"그래 알았어"
그렇게 딸과 나는 모녀가 아닌 그저 친구처럼 팔짱끼고 젊은이들이 모여있는 술집으로 향했습니다.
딸이 이끄는대로 따라간 술집은 청계천부근으로 젊은이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야. 젊은이들로 가득차 있는데, 엄마가 있기엔 조금 부담스럽다"
"나이 들었다고 노티낼 필요 없다니까. 이 시간은 엄마가 아니라 친구야. 알았지 엄마친구"

모처럼 딸과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리며 이런 저런 이야기가 무르익어 갔습니다.
"엄마, 나 엄마한테 참 고마워고 있어..
몇년전 아빠회사가 부도나서 우리집경제가 어려워졌을때 내가 전문대학 간다고 고집 피웠을때 엄마는 나를 때려가면서 4년제를 보냈잖아..
오빠와 나를 반듯하게 키우겠다며 뒤 늦게 직장까지 다니는 엄마.. 힘들었지..정말 고마워."
"엄마가 자식장래을 위해서라면 뭘 못하겠니? 그건 당연한거야"
"엄마는 다른 엄마들과는 다른데가 있잖아..
어떨땐 너무 감성적이고, 어떨땐 너무도 냉철해서 엄마성격 맞추기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엄마 자존심이였던 같애."
"그건 그렇고, 넌 애인 없냐? 언제 시집 갈껀데.."
" 결혼.. 히히.. 고민은 되지.. 그런데 하고 싶은 것 좀 하고."
" 내 딸이 하고 싶은게 뭘까?"
"뭐냐하면, 엄마랑 여행다니는 것.."
딸의 엉뚱한 대답에 저는 깜짝 놀랬습니다..
"내가 어렸을때는 여행도 많이 다녔잖아...
그런데, 오빠랑 나랑 중,고등학교 보내면서 엄마 여행다니는 것 본적이 없는 것 같아."
"그럴수 밖에, 어릴때는 데리고 다니면 됐지만 니네들이 따라가기를 거부했잖아."
"오빠랑 나랑 두고 가기가 불안해서 여행 못 갔잖아.
영국 어학연수 갔을때 엄마가 무지 보고 싶더라..엄마마음 내가 알지.
엄마, 나 있잖아 시집가기전에 엄마랑 세계일주는 못해도 유럽정도는 꼭 해보고 시집 갈꺼야. 알았지."

여태동안 그저 철없는 딸인 줄로만 알았는데, 벌써 이만큼 커서 엄마를 챙긴는 딸이 되다니..

사랑하는 내 딸아, 넌 나의 분신이자 이 세상에서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중에 이유란다.
키우면서, 참 모질게도 키웠지.
어쩜, 더 못해준게 미안했고, 이쁘게 자라 준것도 고마운데..
벌써 엄마 키보다 더 자라서 엄마의 삶까지 이해를 하다니..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내딸아.
니가 자라면서 나에게 준 행복이 얼마나 컸는데..
"니가 웃으면 엄마는 즐거웠고, 니가 울면 엄마도 슬프단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야 해"


                                                                                                  ---   철없는 엄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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