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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초등학교 입학부터 강남가는 엄마들.

외국에서 귀국한 친지와 함께 사촌형님댁에 방문을 했더니 마침, 형님댁에는 지방에서 사는 친정언니가 방문하셨더군요.
년세가 예순을 갓 넘신 형님언니께서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시는지 우리는 말한마디 못한채 듣고만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끝에 서울에 사는 사위가 모시러 오겠다는 전화가 오더군요.
"조카는 잘살제."
"그럼, 잘살지. 요즘은 아들 초등학교 입학시켜놓고 아들 뒷바라지 하는라 정신없어."
그러자 곁에 있던 친지가 안부를 묻더군요.
"분당에 산다는 딸말인가요."
"분당살다가 얼마전 도곡동으로 이사했어요."
"분당으로 이사한지도 얼마되지 않잖아요. 그런데, 벌써 이사를 하다니요."
"그러게요. 분당은 학군이 좋지 않다나 뭐래나. 아들 초등학교 입학때문에 도곡동으로 급하게 이사하느라 시세보다 비싸게 얻었대요."
"초등학교 입학부터 난리군요."
"글쎄요. 저야 잘은 모르지만 딸이 하는 말로는 초등학교 선정을 잘해야 좋은대학에 갈수가 있다네요. 요즘 젊은 엄마들은 아이들 교육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잖아요."
"요즘 엄마들 자녀교육에 너무 유난떠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뿐인 줄 아세요. 이제 막 7살짜리를 잡아요. 피아노, 바이올린, 영어학원등등.. 아이가 정신을 못 차리더군요."
"따님 직장 다니느라 아이공부시키라 정신없이 바쁘겠어요."
"에그, 속타져. 글쎄말이예요. 다니던 직장 그만 뒀어요."
"아니, 좋은 직장에 다녔잖아요."
"그러니 속 터지죠. 지 애비 일찍 죽고 에미혼자 죽자 살자 뒷바라지했는데. 그 좋은 직장을 손주놈 교육때문에 덜컹 그만 뒀대잖아요."
"아까워라. 댁의 따님 박사잖아요."
"녜, 박사 맞아요. 미국유학가서 박사학위 따왔어요."
"요즘 박사학위따도 취직하기 힘든데, 자녀교육때문에 그만 두다니요."
"속 상해 죽겠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촌형님네 조카가 아들을 입학시키기 위하여 이사한 곳은 서울에서 최고급아파트가 모여있는 곳에 위치한 초등학교입니다.
주위에는 우리나라 상위 1%가 사는, 소위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가 있는 곳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여대를 졸업하고 외국에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하여 대기업 연구원으로 근무했는데 초등학교 입학한 아들 교육 뒷바라지를 하기위해 어렵게 구한 직장까지 그만 둔 이유는 이렇습니다.
 
대학 다닐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 셋도 자녀 초등학교 입학때문에 이미 도곡동에 사는데 만날때마다 학군자랑하는데 스트레스 받아서 살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친지의 딸도 서둘러 분당에서 이곳으로 이사를 했답니다.

저는 강북에 살고있습니다.
얼마전, 한부모가정에서 사는 아이에게 작년부터 학원비를 보조해 준적이 있습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했는데, 학원비가 비싸 고민하다가 지인소개로 학원비를 활인받아 겨우 학원등록을 시켰는데..

단돈 몇십원이 없어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학원못가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단지, 1%가 사는 동네..
초증학교 입학부터 일류학교를 찾아 억지로라도 이사를 해야하는 부모들.
곁에서 이야기를 듣다가.
"그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모두들 S대학 갔나요."
"글쎄.. 학교이름이 대도초등학교니까 대도키울까 걱정이네."
"녯, 뭐라요. 대도요.."
"큰도둑이지 뭐.배운 놈이 도둑질은 더 잘하더라. ㅎㅎㅎ."
한바탕 웃고 말았지만 웬지 씁쓰레합니다.

여러분은 어찌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