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적십자 봉사

추석명절이 더 외로운 사람들.

 추석을 앞두고 저의 봉사회에서는 중림동 임대아파트에서 독거노인들에게 노인잔치를 시작으로 각동을 돌면서 노인잔치와 더불어 명절이면 더 쓸쓸한 독거노인들에게 세탁기, 이불과 쌀, 그리고 송편을 빚어 나누어 드리는 행사를 갖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합뉴스에 실린 사진입니다.

중림동 임대아파트에서 만난 할머니 한분께서 저의 손을 잡으시며 "에고, 고향을 잊고 산지가 몇십년이 흘렸어. 이렇게 노인들을 공경할 줄 아는 자네들이 고맙네."
"어머나, 그러세요. 그래도 고향은 있을 것 아닙니까?"
"그럼, 고향은 있지.. 허지만 시집와서 일찍 신랑죽었다고 소박맞은 후 친정부모께 걱정 끼칠까 두려워 소식 끊고 살았제.. 이제 부모는 돌아가시고 형제들 대부분도 저 세상 사람이 되었어. 그러니, 고향을 잃은 셈이제.."
"조카나 친척은 있잖아요."
"있으면 뭘하누. 내가 살아있다는 기억조차 못하는데.. 그저 이웃이 내 친척이네."
"그렇군요. 그럼 이번 명절은 혼자 지내세요."
"평소에는 노인정에 친구들이 많은데, 명절에는 텅 비었어.. 집에서 혼자 보내야제.."
"그렇구나. 그럼 명절이 더 쓸쓸하겠어요."
"그렇다네.. 나 같은 사람들은 명절이 없었으면 해.. 명절이 되면 더 허전하고 쓸쓸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송편을 한가마 반을 빚어 노인정에 나누어 드리는 행사와 더불어 몸이 불편하여 노인정조차 나오지 못하는 독거노인세대를 직접 방문하여 말벗이 되어드리는 행사를 했습니다.
직접 찾아 뵌 가정마다 사연도 많았지만 작은 임대아파트에 홀로 사시는 할머니댁을 찾았더니..
안면장애인 집이였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집안은 얼음알처럼 깨끗하더군요.
"할머니 적십자에서 송편빚었어요."
"뭐라고. 적십자라고."
"녜, 저의들은 적십자 봉사원입니다. 다른 송편도 많겠지만 적십자봉사원이 만든 송편도 드셔 보세요."라고 말씀 드리자..
"송편 먹어본지가 오래되었어.. 내 평생 추석에 송편을 선물 받다니.. 너무 고마워."
"뭐라구요. 송편 드신지 오래 되셨다구요."
"그럼, 앞이 보이지 않으니 명절이 오면 뭣하나.. 그저, 1년 365일이 똑 같지 뭐.."

1년 365일이 똑 같다는 말씀..
같은 동네 살면서 이렇게 외롭게 사는 분이 계시다니.
안면장애인을 찾은 봉사원들은 홀로 사시는 할머니댁을 방문 후 "할머니가 너무 불쌍하다"는 이야기가 쏟아지더군요.
평소에 찾아보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는 집이였습니다.
다행이 착한 봉사원들은 앞으로 어버이결연을 맺어 평소에도 자주 찾아 뵙자고 했습니다.

할머니, 이제부터라도 자주 찾아 뵐께요.
이번 추석에는 저의들이 빚은 송편 드시고 편안한 추석 보내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당1동은 동회장님이 떡볶이집을 운영하는 분이라 동네 독거노인들을 모시고 떡볶이잔치와 더불어 추석선물로 내복을 마련해 드렸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황학동은 제래시장이 있는 곳이라 노인정에는 의외로 독거노인이 많더군요.
노인정에 가스렌지와 청소기를 선물해 드렸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남대문 쪽방촌이 밀집되어있는 회현동은 겨울이불을 마련하여 홀로 사시는 독거어르신께 나누어 드렸습니다.
이제 곧 날씨가 차거워질텐데, 이번 겨울에는 저의 봉사원이 마련해 드린 이불로 따뜻한 겨울 되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을지로는 서울도심이라선지 상주인구는 작지만 폐지주워 홀로사시는 독거노인들이 많더군요.
동사무소에서 다과대접과 더불어 송편을 선물했습니다.



10여일간 각동을 돌면서 어려운 이웃과 정을 나누다 보니 가족은 물론, 고향을 잊고 사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특히, 6.25전쟁 중 가족과 소식이 끊어진 세대, 지난 IMF때 경제가 어려워 가출했다가 점점 더 어려워진 생활고때문에 고향이 있어도 가지 못하는 세대..
비록 저의 봉사원이 나눈 정은 미비하지만 이번 추석만은 마음이라도 넉넉한 추석명절 되시기를 빕니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추석명절이 되었습니다.
고향길 운전 조심하시구요.
조그마한 마음이라도 고향잃은 분들에게도 정을 나누는 추석명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넉넉한 추석명절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