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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택시기사가 선거운동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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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일찍 결손가정 밑반찬 만들러 봉사관에 갈려고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를 타자 말자 기사 아저씨께서 대뜸 하시는 말씀..
"내일 선거일인데 누구를 찍으세요"
갑짜기 묻는 말에 저는 잠시망설여지더군요.
사실 아직 어느 후보를 찍어야 할지 확신이 서질 않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불쑥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글쎄요"
"내일이 선거일인데 후보를 못 정하셨다구요"
"녜... 아직도 생각 중입니다"
내 대답이 채 끝나기가 무섭게 택시기사가 하시는 말씀이...
"무조건 이00 찍으세요.. 믿을만 사람은 그 분 뿐입니다.. 그 분을 찍어야 나라가 삽니다"
어찌나 강조를 하시던지요..
기사 아저씨 년령이 40대 후반 정도 돼 보이더군요.

반찬봉사 끝내고 오후에 행사가 있어서 이동하던 중 택시를 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타자 말자 누구를 찍을거냐고 다짜고짜 물으시더군요.
이번  40대초반 정도 된 택시기사는 무조건 "문00후보를 찍어야 한다"면서 B.B.K에 대해서 열변을 토 하면서요.
그리고 이분의 말 중에 더 웃기는 것은요.
택시노조비를 강제로 징수하는 제도에 대해서 불만이 많으시다며 "권00후보는 절대로 찍지 말라"며 노골적으로 노조비에 대한 항변을 늘어 놓더군요.
"정치물 먹은 사람은 도선생이고 이번 후보 중에게 정말 깨끗한 후보는 문00후보 밖에 없다"면서요..
택시에서 내릴때까지 기사아저씨의 말씀은 완전 강압적이였습니다.
아침에는 바빠서 듣기만 했는데, 이번에는 제가 여쭤봤습니다.
"혹시, 아저씨 선거운동원이세요. 아침에 택시를 탔더니 그 분도 특정후보를 무조건 찍어야 한다며 열변을 토 하시던데요"
"글쎄요.. 일부기사들은 선거운동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도 아닙니다"
"그런데, 왜 특정후보를 찍어야 한다고 열변을 토 하시나요"
그렇게 제가 물었더니, 대답을 기피하시더군요..
"그냥, 그 후보가 좋아섭니다"

저는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때 교통편이 용이치 않을때 자주 택시를 이용합니다.
이번 선거기간 중 택시를 타면 택시기사들 중 10명 중 8명은 특정후보를 앞세워 뽑아야 하다고 말 하더군요.

윗 글은 오늘 만난 두분의 대화만 올렸습니다.
며칠전에는 다른 후보를 찍어야 한다며 열변을 토하시던 분도 계셨습니다.

전국에 택시기사의 수는 대단합니다.
그렇다면 택시기사도 선거운동원이란 말입니까.
이렇게 특정후보를 앞세워 열변을 토하는 택시기사의 선거운동은 선거법에 걸리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건 내일은 17대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어떤 후보를 찍는 건 자기 마음입니다.
국민이 바라는 분이 대통령이 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택시기사를 선거운동원으로 기용하셨다면 그 후보님 참 영리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