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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0백만원 송금했는데 2000만원이 입급됐어요.

어제 지방에 사는 여동생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언니, 지난번 빌려준 돈 200만원 오늘 송금했는데 확인해 봐.. 또, 2000만원이 들어갔는지..ㅎㅎㅎ"
"그래, 확인해 볼께.."

무슨 말이냐구요..
한달전 쯤, 지방에 사는 여동생은 한살터울로 형제를 둔탓에, 큰아들놈이 재수를 하다보니 올해 대학을 형제가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카형제 중 한녀석은 대구로, 한녀석은 서울로 유학을 한 탓에 대학입학금외에 거처할 방까지 구해줘야하니 준비한 돈이 모자란다기에 지난 2월 초에 200만원을 송금해 준적이 있었습니다.

동생이 거래하는 은행이 지방은행이라 우리가 거래하는 은행이 아니고, 마침 상가가 새로 입주하여 받은 보증금이 있어서 동생이 거래하는 은행지점에 가서 현금으로 송금을 했습니다.
송금하고 난후, 이튿 날 이른아침에 은행에서 전화가 왔더군요.
"00은행인데요, 어제 00은행 00지점으로 **에게 200만원 송금하셨지요."
"녜, 맞아요. 그런데, 왜요."
"**님께서 200만원을 송금하셨는데, **에게 2,000만원이 입금됐을겁니다. 제가 실수를 했어요. 부탁드려서 미안합니다."
"200만원을 송금했는데, 2,000만원이 입금되었다니 말도 안되네요."
"글쎄말입니다.. 죄송하지만 번거럽지만 확인 좀 부탁합니다. 10분 후에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갑짜기 받은 전화였는데, 은행에서 전화한 아가씨의 목소리가 왠지 애절하게 들려서 동생에게 전화를 해 봤습니다.
동생은 아직 입금확인을 하지 않는 상태더군요.
"은행에서 전화가 왔는데 도대체 뭔 말인지 이해가 되지않지만 입금확인해 보고 전화해 주랴."

전화를 끊고 바로 동생으로부터 전화가 왔더군요.
"언니야, 통장에 2,000만원이 입금되었어."
"뭐라고!! 이럴수가.. 난 분명히 200만원 송금했는데.."
한마디로 어찌 이런일 일어날 수가 있을까요..

잠시후, 은행직원으로부터 확인전화가 또 왔더군요.
"고객님, 확인해 보셨어요.."
"녜, 확인해 봤더니 2,000만원이 통장에 입금되었다고 하네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나요.."
"제가 실수를 했나 봐요.. 죄송하지만 1,800만원 돌려주시겠어요."
"당연히 돌려줘야지요. 그런데, 어떻게 돌려주죠.."
"번거럽지만 동생분께 말씀드려서 제 계좌로 입금시켜주시면 되는데요."
"그렇게 하죠.."

동생에게 전화를 해서 1,800만원을 은행아가씨 계좌로 송금해주고 끝났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도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은행아가씨의 말로는..
송금처리할 때 실수로 끝자리에 0을 더 쳐서 이런일이 벌어졌다네요.
송금수수료를 입금시켜주겠다고 전화가 왔지만, 잘못 누른 끝자리 0하나로 얼마나 고민을했을까 하는 안스러움에 거절하고 끝냈습니다.

자주가는 은행직원에게 이런경우가 일어날 수가 있냐고 물어 봤더니.
은행마감이 끝나고나면 그날 결산을 하는데, 단 돈 몇원이 틀리면 원인을 찾을때까지 밤새우는 일이 허다하다고 하더군요.
작은돈 일지라도 원인을 찾지 못하면, 담당직원이 손해배상을 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거금 1,800만원이 착오났으니, 은행직원은 얼마나 놀랬겠어요..

그날이후 까맣게 잊고있었는데, 오늘 동생으로부터 송금했다는 연락을 받고보니, 갑짜기 지난일이 생각나서 적어봤습니다.

요즘들어 전화 금융사기가 많아서 처음에는 의아심도 들었지만, 잘못 들어온 돈을 돌려주고 나니 마음은 후련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