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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 싶다

꽃무릇과 상사화, 혼동하지 마세요..


추석 이튿 날 장성 백양사를 찾았더니 입구부터 나를 매혹시키는 것은 가느다란 줄기끝에 메달

려 피어있는 꽃무릇이였습니다.


울창한 고목아래 핀 꽃무릇은 붉은 빛을 토해 내는데 어찌나 아름다운지 꽃에 반해 카메라에 담

는데,이 곳을 지나던 일행이 나누는 대화를 들었습니다.

아마, 그 분들도 백양사 꽃무릇에 반하셨던 모양입니다.

"꽃무릇은 꽃이 화려해서 빨리 지는 꽃이예요. 우후죽순처럼 피었다가 어느 날 순식간에

지고 말아요. 꽃이 피었다가 4-5일이면 지고 마는데 꽃무릇이 피면서 2주간 볼 수있는

것은 꽃이 피고 지는 시기가 다른때문이지요. 이제 꽃이 피기 시작하니 9월말쯤 절정이

겠네요"
라고 말을 나누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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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아름다움이 더 빛이 나는 꽃이다.

백양사의 푸른 단풍사이로 핀 꽃무릇의 붉은 색은 신비롭다.


내가 자라던 경상도쪽에는 꽃무릇을 보기가 힘든 꽃입니다.

내가 꽃무릇에 홀딱 빠진 것은10여년전 고창 선운사 문학기행 갔다가 선운사에 핀 꽃무릇을 보

고 홀딱 반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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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꽃무릇의 분포도를 보니 서해안쪽
전북- 선운사, 선운산, 내변산 월명암, 내변산 백천

내, 전남- 백양산, 백양사, 불갑사, 경남-쌍계사
꽃무릇이 유명하더군요.

경상도는 남해쪽에 꽃무릇이 피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꽃무릇이 피는 곳의 분포도를 보면 중국과 인연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옛날 양쯔강에 비가 범람하면서 알토란만한 뿌리가 바다를 따라 흘러오다가 자리잡은 곳이 바

로 서해안기 때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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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은 중국에서 석산으로 불리며 돌이 많은 곳에 마늘모양으로 생긴 뿌리가 자라는 데서 지

어진 이름 "돌마늘"이랍니다.


꽃무릇의 화려함에 빠져있다가 혼자 생각에 잠겼다.

"이토록 아름다운 꽃이 왜 절에 이렇게 많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지나가는 스님께 여쭤봤습니다.

"꽃무릇뿌리는 알로이드성분이 함유하고 있어 방부제역활을 하는데 절에서는 뿌리를 갈

아 풀쓰는데 사용한다고 합니다. 불교경전을 만들때 마무리로 책을 묶을때 꽃무릇뿌리로
쑨 풀을 바르면 좀이 쓸지않고 불교에서 탱화를 그릴때 천에 바르면 탱화를 오랫동안 보

존할 수가 있답니다."

꽃무릇이 절주위에 많이 피는 것은 꽃무릇은 절에 유용한 식물이기 때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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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상사화와 꽃무릇을 혼동하는데 꽃무릇과 상사화는 엄연히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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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은 지난 7월경 공원에서 찍은 상사화입니다.

상사화는 봄이 잎이 난 후 꽃은 여름에 피는데,상사화의 꽃색은 주로 분홍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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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꽃무릇은 초가을에 꽃이 핀 뒤 잎이 나며 꽃의 빛깔도 붉은색을 띠고 있습니다.

꽃무릇과 상사화는 수선화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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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는 샤프란이라고 불리우며 잎은 봄철에 나오고 넓은 선형이며 길이 20~30cm, 폭

18~25cm로서 연한 녹색이고 6-7월에 잎이 마른다.

상사화꽃은 8월에 화경(花莖)이 나와 길이 60㎝정도 자라며 끝에 4-8개의 꽃이 달린 산형화서

가 발달한다. 총포는 길이 2-4㎝로서 넓은 피침형이고 소화경은 길이 1-2㎝이며 꽃은 길이 9-

10cm이고 통부는 길이 2.5cm로서 연한 홍자색이다. 화피열편은 6개이며 폭 15mm로서 비스듬

히 퍼지고 수술은 6개이며 꽃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자방은 하위이고 3실이며 열매를 맺지 못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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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은 9~10월에 잎이 없어진 인경에서 화경(花莖)이 나와 길이 30-50cm정도 자라며 큰 꽃

이 산형으로 달린다.

총포는 넓은 선형 또는 피침형이고 길이 2-3cm로서 막질이며 소화경은 길이 6-15mm이다. 꽃

은 적색이고 통부는 길이 6-8mm이며 화피열편은 6개로서 도피침형이고 뒤로 말리며 길이

4cm, 폭 5~6mm로서 가장자리에 주름이 진다.

수술은 6개이고 길이 7-8cm로서 꽃밖으로 훨씬 나오며 열매를 맺지 못하고 꽃이 쓰러진 다음

짙은 녹색 잎이 나온다.

암술은 1개이다. 원산지인 일본에서는 저승길에 피어있는 꽃으로 여겨지는데,귀신을 쫓기위해

집 주변에 심기도 한다고 합니다.

또한, 꽃잎의 모양이 마치 불꽃같아 집안에서 키우면 화재가 발생하기때문에 절대로 안에 들여

서는 안된다는 미신도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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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백양사에서 만난 꽃무릇.

가느다란 줄기끝에 붉게 핀 꽃무릇을 보니 잎이 진 후 화려하게 토해내는 붉은 빛을 보니 그저

황홀함의 극치입니다.

꽃의 화려함이 왜 절에만 피었을까요..

몇년전 선운사에 갔을때 불공드리려 온 분이 꽃무릇을 보고 말 하더군요.

옛날 한 처자가 선운사에 며칠 불공을 드리러 왔다가

스님 한 분에게 연모의 정을 느껴 그만 상사병에 걸리고 말았다.

시름시름 앓던 그 처자는 결국 죽고 말았고,그 처자가 죽은 무덤 근처에 하나 둘 꽃이 피었다고

하는데 바로 이 꽃이 꽃무릇라고 하더군요.

그 죽은 여인이 상사화로 다시 피어났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꽃무릇을보고 상사화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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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 선산성묘길에 잠시 머문 장성 백양사에서 만난 꽃무릇.

이제 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9월 하순 경이면 꽃무릇이 장관을 이루겠지요.

단풍이 들기는 시기가 빠르지만 꽃무릇을 본다는 자체만으로도 기쁜 일입니다.

이 가을 추억 하나 만들고 싶으시다면 서둘러 서해안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아직은 단풍철이 아니라 백양사주변은 붐비지 않아 여유로운 여행길이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