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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또 다른 삶 "수도원의 작은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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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우연히 "MBC"에서 방영하는 "수도원의 작은형제들"이라는 다큐멘터리를 한편 보았습니다.

저는 카토릭신자는 아닙니다만 어릴때 한번쯤은 누구나 종교와는 상관없이 한번쯤은 성당을 기웃거렸을 겁니다.
그때마다 수사님을 보면서..
"우리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의 삶이 궁금했을 겁니다."
"무슨 사연으로 그들은 세상을 담 쌓고 살아가야 할까"
"젊은 혈기를 버리고 수도자의 삶을 선택한 그들은 과연, 인간의 번뇌를 떨쳐 버릴수 있을까"등등..
궁금한게 한두가지가 아니였습니다.

몇년전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자기 아들이 신부가 되어 첫 미사를 갖는다며 축복해 달라고 초청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신부의 부모님은 독실한 불교신자인데, 아들이 신부가 되었다는 소식에 저는 깜짝 놀랬습니다.
저는 카토릭신자가 아니여서 처음에는 미사에 참석여부에 대해서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그 분의 아들이 첫 미사를 아주 작은 시골성당에서 갖는데, "미사에 참석하는 신도가 작으면 어떻하냐" 저더러 자리를 메꾸어 주기를 원하여서 저도 미사에 참석하였습니다.

그 당시, 영국 최고의 명문대학까지 나온 젊은이의 선택에 조금은 의아스렀던 사실이였습니다.
나는 몇년전 한 신부님이 택한 수도의 길을 이 방송을 보고 조금은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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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에서 발췌했음


이 다큐멘터리는  
99년 한국 방송사상 최초로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수도원 수련자들의 생활을 밀착 취재해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MBC 스페셜 ‘내 생애의 모든 것-수도원 24시’를 다시 구성하여 재방송하였더군요.

우리들 곁에서 수사로 혹은 신부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에게 던져주는 삶의 의미는 도대체 뭘까 늘 궁금했었는데..

우리 삶 곳곳에서 가장 낮은 이름의 수사로 혹은 신부로 그들이 경험한 시련과 보람,8년이란 세월이 그들에게 가져다 준 변화속에서, 신앙과 인생에 관한 심도있는 성찰까지 고스란히 엿볼 수 있었습니다.

방영의 시작은 세속의 옷을 벗고 수도자의 옷으로 갈아입는 착복식이 있는 날로 시작되더군요.

육체의 욕망은 버리고 머리로 받아 드리는 시작은 징의 큰 울림으로 긴여정으로 시작 되었습니다.
3정식수사가 되려면 수련기를 포함하여 최소 8년이란 긴 여정을 통과해야 한다네요.

사회에서 서로 남다른 삶을 살아온 그들이 같은 길을 걷는다는 것 부터 그들의 시련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성 프란체스코의 정신을 이어받아 "내 생애 보든 것"을 헌신과 봉사에 쏟겠다고 다짐하는 작은 형제회(프란체스코 수여원)의 젊은 수사들..

8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삶은 저마다 다르지만, 살아가야 하는 목적은 같았습니다.
물론, 남은자가 있으면 떠난자도 있지만 그들이 평생 동안 가는 길은 가난과 정결 그리고 봉사와 희생의 삶 그 자체만은 변함이 없더군요.

이야기는 8년전 수련생이였던 베드로신부의 이야기로 시작되었습니다.
베드로신부는 수련생이기 전,  군에서 하사를 지냈고 삼풍백화점 붕과참사 희생자를 구조하던 소방관이였습니다.
소방관을 그만두고 32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수도회를 찾았고 남들은 8년년간 수도생활하면 사제서품을 받는데, 베드로는 사회에서 남은 화를 참지 못해 많은 번뇌를 이기지 못해 많은 시행착오를 견디어 10년만에 수도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사제서품을 받는 장면에서 나까지 숙연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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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의 한 마을...

구수한 사투리와 환한 웃음의 매력을 가진 에지디오와 수사,

그리고 넉넉한 모습만큼이나 따뜻한 사랑을 베풀며 사는 루도비코 신부.

틈틈히는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일손이 필요할 농가로 불려가 돕고, 농아 부부를 찾아가 수화를 가르치며 말벗이 되어 주고, 목욕차를 끌고 다니며 거동 불편한 이웃들을 보살핀다.

의사가 왕진 가방을 챙기 듯 미사가방을 챙겨서 산 속 가정을 방문한다.

마을 노인들은 이들이 성직자라는 사실도 모른다.

다만 시골에 사는 젊은이들이 기특할 뿐이다.

이웃 속에서 하느님을 발견한다는 수도사의 일상생활을 보며 이웃의 정겨움까지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마지막 장면...
형제들을 만나러 에지디오와 루도비코가
일해서 얻은 감 상자를 싣고 달려가는 장면...

오늘은 곳곳에 흩어져 사는 ‘작은형제회’의 수도자들이 모여 추모 미사를 드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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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성거산에는 앞서 그 길을 걸었던
형제들이 잠들어 있는 묘였습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살다가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삶, 그저 가난하고 낮은 곳에서 “내 생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작은형제들은 오늘도 묵묵히 이길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오늘이 크리스마스여서 ‘작은 형제회’의 수도자들이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삶의 의미가 더 크게 닥아 오는지도 모릅니다.

또한,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인생 또는 신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 보게 되는 한 해의 마지막인 12월..

지는 한해를 보내면서,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을까"하며 반성하며 새해에는 좀 더 나은 삶이 되자고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