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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 싶다

한폭의 동양화처럼 경치가 수려한 향원정.

어제 종로구 문화원에서 개최한 역사문화탐방은 경복궁을 비롯하여 향원정에 이어 종묘를 지나 창경궁과 가회동으로 이어지는 문화답사였다.
내가 이번 경복궁답사에 꼭 참석하고 싶었던 이유는 경복궁을 여러차례 방문했으나 경복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향원정을 구경하지 못했었다.
특히 그 동안 일반에 공개된 적 없었던 건천궁이 복원공사가 작년에 끝났다는 소식은 들었으나 그 이후 한번도 찾지 못했었다. 
이번 여행길에서는 향원정을 볼 수있다니 마음부터 설레인다.

향원지는 내전 뒤편에 있는 후원으로서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물 위의 비치는 향원정의 그림자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향원지를 보니 얼마전 지나 온 장엄한 경회루와 달리 아늑하고 아담한 분위기가 묻어난다.

경복궁의 후원에 속하는 향원지는 세조 2년(1456)에 조성되어 취로정(翠露亭)이란 정사를 짓고 연꽃을 심었다는 기록이 「세조실록」에 보인다.
못의 넓이는 4,605평방미터이며, 모를 둥글게 죽인 방형의 연지에는 연꽃과 수초가 자라고, 잉어 등 물고기가 살고 있다. 연못가에는 느티나무, 회화나무, 단풍나무, 소나무, 굴참나무, 배나무, 산사나무, 서어나무, 버드나무, 느릅나무, 말채나무가 숲을 이루고, 향원정이 있는 섬에는 철쭉, 단풍 등 관목류가 심어졌다.

처음에는 작은 정자였으나 지금의 향원정은 고종 4년(1867) ~고종 10년(1873) 사이에 경회루 서북쪽 향원지의 중심에 섬을 만들고 여기에 세웠다.
이 정자는 2층의 육각 누각으로 지어졌고, 나무로 2층 다리를 걸고 취향교라 하였다.

 

향원지도 연못 한 가운데 네모란 섬을 두었다.
그리고 그 섬에 육각형의 정자를 지어 그 이름을 향원정이라고 지었다.
향기가 멀리 퍼져나간다는 뜻이다.
정자는 둥근 섬 한복판에 네모난 기단을 두고 그 위에 돌기둥을 낮으막하게 세운다음 2층의 누각식으로 꾸민 것이다.
1층에는 평범한 난간의 툇마루를 두었고, 2층에는 닭다리 모양의 난간을 두른 툇마루를 두었다.
그리고 각 칸마다 예쁜 나무 창살들을 달아 멋을 냈다.
처마는 겹처마이며 육각형의 지붕을 올라가서 가운데 꼭대기에 추녀마루들이 모이는 곳에 절병통을 얹어 치장하였다.

꽃살의 문양은 무늬는 알 수 없지만 아름다운 문양이다.
향원지와 향원정도 천원지방 사상에 의해 조성되었다고 한다.

 1873년 고종이 건청궁을 지을때 남쪽에는 못을 파고 그 안에 섬을 만들어 이층의 육모정인 향원정을 짓고 나무로 구름다리를 걸어 취향교(조선시대 만들어진 목교로는 가장 긴다리로 길이 32m, 폭은 165cm)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향원정은 보통 이층이라고 하지만 누마루 밑의 구조까지 치면 삼층이 된다고 한다.

지금은 남쪽에서 나무다리를 건너서 섬으로 가도록 되어 있지만, 옛날에는 이 다리가 북쪽으로 있어 건청궁쪽으로 건널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향원정에는 취향교라는 다리가 있는데 이 다리는 원래 북쪽에 설치된 것을 6.25 폭격으로 파손되어 복구하면서 남쪽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향원지는 원래 세조때 조성되어 취노정이란 정자를 짓고 연꽃을 심었었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 향원지에 심어진 연꽃은 기독교인이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연꽃은 불교를 상징한다고 하여 연못에 핀 연꽃을 뽑아 없애라는 지시에 예전의 연꽃은 자취를 감추고 현재 연꽃은 새로 조성한 꽃이라고 고궁탐방 해설자가 알려준다.
에고, 현 대통령인 이명박대통령도 기독교인라고 불교탄압으로 세상이 씨끄럽다.
기독교의 이기심이
여기에도 흔적이 남다니..
연꽃이 불교의 상징이라고 대통령이 맘대로 뽑아 없애다니..
어이없는 역사의 현실이 안타깝다.
현재 향원지에는 초가을이라 연꽃이 만개한 것은 볼 수가 없었지만 이따금 몇개의 노란연꽃이 피어있는 것으로 보니 아마 노랑어리연인 것 같다.

왼쪽에는 작은 연꽃이 몇개 피어있다.
고궁해설자 선생님의 왈, "향원지가 새로 조성되기 전 연못의 연꽃이 어찌나 아름다웠는지 뽑아 버리기엔 너무 아까워 홍릉수목원으로 옮겨 심었다"고 한다.
언제 시간이 허락되면 홍릉수목원으로 연꽃구경 한번 가야지..

향원지의 또 다른 볼꺼리는 이 연못의 수원은 북쪽 언덕 밑에서 솟아나는 지하수와 '열상진원'이란 샘물이다.
연못 남쪽의 함화당 후원에는 '하지(荷池)'라 새긴 석지와 석상(石床)이 배치되어 있다.

향원정 뒤쪽에는 열상진원이라고 각자된 우물이 있었는데 차고 맑은 물의 근원이라는 뜻이다.

이 우물에서 내려가는 물은 차기 때문에 바로 향원지에 내려가면 물고기에 영향을 미치고 향원지에 물결도 이게 하므로 물을 멈추고 방향을 바뀌게 하여 물결도 일지 않고 찬 물이 바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도 했다는 것이다.

물 하나에도 이토록 정성을 기우렸다니..선조들의 지혜가 엿 볼수있는 곳이다.


연지 속에 북악의 산영이 잠겨들고 오색 아롱진 단청의 정자와 취향교가 그림자를 드리우면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답다.
예전 카렌다에는 향원정의 사진이 꼭 있었다.
카렌다에 단골사진으로 담았던 향원정은 경치가 뛰어나기 때문이란다.
참, 그리고 예전에는 신혼부부들의 단골배경이기도 했었단다.
경복궁 구궁궁궐 안쪽 숲속에 자리잡은 향원정.
경치가 아름다워 넔을 잃고 쳐다 보다가 나는 일행을 놓쳐버려 애를 태운 곳이다.
경회루가 남성적이라면 향원지는매우 여성적고 정말 아늑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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