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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20대후반, 결혼보다 교대에 도전하는 딸친구.

외출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던 길, 딸친구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예전에는 우리집에 자주 놀러오더니, 한동안 뜸하길래.
"00아 오랜만이다."
"어머, 00엄마시구나. 저도 오랜만에 뵙네요."
"00(우리딸)이랑 다퉜니.. 요즘 너 얼굴 본지 오래됐구나."
"다투기는요. 저, 요즘 공부하느라 바빴어요. 00랑은 매일 전화통화하는데요."
"그렇구나.. 시집갈 나이에 새삼스레 공부라니.."
"00에게로 부터 못 들으셨어요."
"아!! 그래 교육대학 갈 준비한다는 이야기.. 지난번 들은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난 딸친구는 뒤늦게 공부하느라 힘들었는지 얼굴이 수척해졌더군요.
"얘, 어디 아픈것 아니냐? 얼굴이 말이 아니다."
"공부하느라 신경 못써서 그래요."
"우리시절에는 교대가기가 쉬웠는데, 요즘은 연고대 들어갈 실력이 되어야 한다던데.. 힘들어서 어쩐대.."
"저도 학교다닐때 공부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지난번 실패하고 보니 정신이 바짝 들더라구요..힘들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것 하고 싶어요."
"왠만하면 다니던 직장 계속 다니다가 시집이나 가지.. 뒤늦게 공부하면 시집은 언제 갈래..."
"다니던 직장 그만 두었어요."
"왜, 좋은 직장 다닌다고 하던데.."
"적성에 맞지 않아요. 다니면 다닐수록 지겹기만 해요."
"그럼, 시집가면 되지.."
"ㅎㅎㅎ, 저도 그러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되네요."
"00(우리딸)도 교대공부하고 싶다고 하던데, 제가 공부하기가 힘들어서 말렸어요."
"그런 말하지 않던데.. 너희들이 항상 꽃다운 청춘에 머무를줄 아니.. 너희도 나이생각해야지."
"결혼하면 하고 싶은 일 마음대로 하지 못하잖아요."
"아니야.. 요즘세상에는 결혼하고도 공부하는 부부들 많더라."
"말이 그렇지 결혼해서 아이낳으면 누가 키워주나요.. 결혼하기전 하고 싶은 일 원없이 하고 싶어요."
"그래, 너희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니 나도 할말이 없구나.."

내딸은 이제 20대 중반을 넘었습니다.
물론, 딸친구도 20대 후반을 이제 곧 바라다 보겠죠.
그런데, 딸친구는 시집 갈 생각은 않고 20대 후반에 교대갈 준비를 한답니다.

내딸이나 딸친구는 4년제 대학출신입니다.
뿐만 아니라 딸친구는 서울 명문대출신입니다.

대학에서 전공 살려서 좋은 직장에 잘 다니는 것 같더니 시집갈 나이가 되었는데도 시집갈 생각은 않고 다시 공부하여 재도전을 한답니다.
 
내 동창들 중에는 교대출신이 많습니다.
우리들은 지방에서 마땅히 갈만한 대학이 없었고, 살고 있는 곳에 교대뿐이였으니 선택할 여지 없어 교대를 갔습니다.
친구들 중 교대 출신들은 결혼과 동시에 교사직을 그만둔 친구가 더 많구요.
그때는 마땅히 그래야만 하는 줄 알았구요.
그런데, 요즘세상에는 초등학교 여교사가 일등신부감이라는 말은 저도 들었습니다.
참, 세상 많이도 변했습니다.

주말이면 결혼청첩장이 쌓이는데, 우리딸이나 딸친구는 시집 갈 생각은 않고 자기가 하는 싶은 일 후회없이 한 후에 시집을 간다니..
내가 딸을 잘못 키웠는지, 아니면 세상이 그렇게 만드는지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이러다가 서른을 훌쩍 넘겨 시집 못갈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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