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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남부러울 것 없는 재벌가 며느리의 이혼, 왜일까?

우리집 막내시누이네는 딸 셋과 아들 하나를 두었는데, 고모부사업체는 한국에 있으나 자녀들은 원정출산으로 미국시민권이 있으며 자녀들 모두 유치원부터 외국에서 다녔습니다.
그래서 어렸을때는 명절이 되면 가족이 모였으나, 아이들이 커가면서 딸둘은 시집을 갔고, 특히, 둘째딸은 외국으로 시집가서 가족이 모이는 일이 줄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모처럼 한국에서 온가족이 설명절을 보낸다며 연락이 왔었는데, 일상이 바빠서 차일 피일 미루다가 대보름을 맞이하여 시누이는 자녀 네명과 함께 저의 집을 방문했더군요.
외국에 거주하는 둘째딸은 아이 두명을 데리고 왔는데, 큰딸은 아이들은 두고 혼자 왔길래.
"어머나, 왠일로 아이들은 두고 외출을 했니?"
"그냥 두고 왔어요."
"큰아이들은 두고 왔지만 막내는 어릴텐데, 그럼 누가 막내를 보니?"
"시어머님께서 보시겠죠."
"그럼 너, 오늘 휴가 받았구나. 좋겠다."라고 했더니 빙그레 웃더군요.
그러던 중, 점심상을 차릴려고 했더니..
"대식구가 이동을 했는데, 숙모님 힘드시잖아요. 외출해서 점심 먹어요."
"아니야! 외출하면 수다 떨기 힘들잖아. 모처럼 모였는데, 간단하게 점심먹고 저녁에 외출해서 외식하자꾸나."라며 집에 있는 것으로 간단하게 점심요기를 하면서 그동안 밀린 근황으로 수다가 계속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도중 "숙모님 저 이혼할려고 해요."라고 하더군요.
"뭐라고!! 이혼을 준비한다고."
"녜!!"
큰조카의 입에서 이혼이라는 낱말에 저는 깜짝 놀랬습니다.

사실, 시누이네 큰조카는 대학졸업과 동시에 소위 말하는 재벌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준재벌쯤 되는 명문가로 시집 갔었습니다.
또한, 시누이네 큰사위는 미국 최고의 명문인 하00출신으로 사위친구들은 모두 재벌집안의 자식들 뿐이였습니다.

식사와 함께 간식을 먹으면서 저녁먹고 나이트를 가자는 중, 노래방을 가자는 둥..
여러가지 제안이 나왔는데, 놀랍게도 시누이네 큰딸은 노래방도 가보지 못했고, 친구 만나 수다 떨어본 적도 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 흔한 찜질방도 가보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결혼하자 말자 자녀출산과 더불어 아이들 뒷바라지와 남편 뒷바라지로 7년동안 결혼생활을 보냈다고 합니다.

평소에 자녀들 출산때 흔히 말하는 원정출산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샀고, 매년 휴가철이면 외국 유명 휴가지로 휴가를 떠나는 조카딸이 마냥 부러웠고, 몇년마다 바뀌는 외제자가용에 우리집 식구는 기가 죽었는데..
그렇게 멋지게만 살던 조카입에서 이혼이라는 낱말이 나오다니..
저는 깜짝 놀랬습니다.


조카의 이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물론, 여러가지겠지만..
평소에 만나면 엄격한 시어머님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와 친정나들조차 시어머님 허락을 받아야하는 둥 시집살이가 만만찮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물론, 명문을 앞세우는 시어머님의 심한 참견도 한 몴을 했겠지만, 어린 나이에 명문집 가문으로 시집가서 살다보니 외출도 맘대로 할 수도 없었고, 조카의 일상은 아침에 일어나 외국인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등하교시키는 일이 고작이였답니다.
7년간의 조카의 결혼 생활의 일상은 자녀출산과 신랑 뒷바라지, 그리고 시어머님 비위 맞추는 것이 고작이였답니다.
그러다 보니 자기라는 존재는 간 곳이 없다고 하더군요.
너무도 참고 살아서 자기 혼자서는 아무것도 한것이 없으며, 세상이 두렵다고 하더군요.

"정말 이혼을 할 예정이니?"라고 물었더니...
"이혼 할 예정이 아니라 이혼 할겁니다."라며 단호하게 딱 잘라 말하더군요.

오늘 뉴스마다 우리나라 대재벌 삼성전자 전무 이재용의 아내 임세령의 이혼소송이 화제입니다. 
우리처럼 서민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재벌가 며느리들은 왜 이혼을 선택했을까요.

준재벌 명문가로 시집간 우리집 시누이네 큰딸도 이혼하다는 이야기가 몇번 나왔지만 "시집살이 하다보면 누구나 하는 말이겠지"라며 묵살했었는데, 시누네 조카딸도 친정에 와서 생활한지 한달이 넘었다고 하더군요.

우리 시누이네 가정은 그냥 평범한 가정입니다.
단지, 자녀들이 어렸을때부터 외국에서 자랐으며 딸 셋 모두 외국에서 미인대회에 참가하여 상까지 받았을 정도로 외모도 뛰어나지만 고모부께서 교육은 엄격하게 가르쳐서 명문가 가정에 잘 적응하며 사는 줄로 만 알았데, 느닷없이 이혼한다니 저도 황당하더군요.

준재벌급 가정으로 시집 간 조카딸.
이혼을 결심한 것 같은 조카딸을 보면서 명품으로 도배를 한 모습이 부러웠고, 평소에 만나면 너무도 우아하고 아름다워 눈이 부셨는데..
이번에 만난 조카가 하는 말..
"모처럼 친정에서 머무는 순간이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늦잠도 자보고.. 동생들과 수다도 맘대로 떨어보고.. 하여튼 너무도 좋아요."
"얼마나 살기가 힘들었으면 자식과 명예를 다 뿌리치고 이혼을 결심했을까"이 들더군요.

저야 그저 평범한 가정으로 시집하서 아이들 대학등록금 걱정등 날마다 돈걱정으로 살다보니 재벌집으로 시집간 사람이 당연 부러움의 대상이였습니다.
준재벌가정으로 시집간 조카의 입에서 이혼이라는 낱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돈이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