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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지하 단칸방에서 소식끊긴 자식 기다리는 아흔 노부부.

며칠전 이웃에 사는 형님으로 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자식이 있어 동사무소로부터 생활보호대상도 못 받은 채 노령연금 6여만으로 생활하는 노부부가 있는데 생활자체가 어찌나 딱한지 도와 줄 방법이 없을까"라면서요.
전화를 받자 마자 달려가고 싶었지만 일상이 바빠 오늘 오후에 노령연금 6여만으로 생활한다는 노부부가 사는 집을 방문할 수가 있었습니다.

아흔이 되어 자식과는 생이별 한 후 다리가 아파 걷지도 못하는 할머니와 함께 사는 곳은 허름한 동내시장 뒷골목에 자리잡은 지하 단칸방이였습니다.

좁은 현관을 들어서자 지하방은 환풍이 되지 않아 지하특유의 냄새가 진동을 하더군요.
신발을 벗고 방안으로 들어서자 두평 남짓한 방안에는 아흔이 넘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우두커니 앉아서 우리를 맞이하더군요.

아흔이 넘은 나이에 노부부만 사시는 지하 단칸방.
할머니께서는 다리가 아파 거동도 못하시고 할아버지는 반갑게 맞이 하십니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그래, 우리집에는 어떻게 방문하셨나요."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힘들게 사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울 것이 있을까해서 방문했어요."
"그래, 도와주면 좋지.."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되자 할아버지께서는 갑짜기 말문이 터졌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살지만 나도 아파트가 있어."
"녜엣. 아파트가 있으신데 왜 여기서 사세요."
"으응.. 우리 아들때문에 아파트가 차압 당했어. 그렇지만 우리 아들이 곧 해결하고 데릴러 온다고 했어."

할아버지네는 아들이 사업도중 회사가 어려워지자 아버지가 사시는 집을 은행에 담보로 융자를 받았으나 결국은 부도가 나고 할아버지께서 사시던 아파트에서 쫒겨나자 결국은 딸이 사는 곳인 이곳으로 이사를 했답니다.

그런데, 기가 막히는 것은 믿었던 딸은 현재 동네 골목어귀에서 포장마차에서 토스트장사를 하는데 딸의 남편도 현재 간암말기로 암투병 중이랍니다.

포장마차에서 토스트장사를 하는 딸을 만났더니 " 오빠는 부도가 난 후 소식이 없자 지방에 사는 남동생이 월세와 생활비조로 몇십원을 보내주더니 갑짜기 연락이 없어 동생이 사는 곳으로 가 봤더니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더군요. 전화번호도 바꾼 상태라 연락이 두절됐어요. "

"나도 지하 달세방에서 살아요. 토스트장사해서 벌면 뭣해요. 남편 병원비 감당도 못하는데요. 방안에 우두커니 앉아 계시는 엄마만 생각하면 가슴이 메어지지만 제 형편상 어머니를 돌볼 겨를이 없답니다."

"저의 아버지는 아흔이 넘으셨어요. 오빠때문에 사시던 집에서 쫒겨난 후 치매기가 있으신지, 오빠가 돈벌어 아버지를 모시러 온다며 돈 빌러 달라며 성화십니다. 아버지께서는 현재 당신이 처지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시고 돈 몇푼만 생기면 외출하여 외식을 하셔요.
다리가 아파 꼼짝 못하는 엄마께서는 아버지가 챙겨주지 않으면 물 한컵조차 혼자 해결하지 못하시는데..'라며 울먹이더군요.


아흔이 되도록 자식 뒷바라지 하신 아흔의 노부부.
자식의 사업부도로 사시던 집까지 차압 당한 후 허름한 재래시장 지하 단칸방에서 아들을 기다리는 노부부..

허지만, 아들가족은 생계가 어려워지자 며느리는 손주를 데리고 가출했고 아들은 현재 소식이 끊어진 상태랍니다.

사업하던 아들은 부도 후 부모와 소식은 끊은채 연락이 두절 되었건만, 아흔이 넘은 노부부는 아직도 아들이 당신을 모시러 온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더군요.

부모는 평생을 자식에게 모든 걸 주었지만 자식인들 자기의 부모님이 어렵다는 것을 분명 알면서도 부모를 찾지 못하는 아들도 애가 타겠지요.

사업부도로 소식이 끊긴채 노령연금 6만원으로 생활하시는 노부부.
노부부를 만나고 보니 " 아흔이 넘었건만 아직도 아들이 돈 벌어 금방 모시로 온다고"하시는 말에 더 기가 막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