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

방화범으로부터 보상받으니 "기분이 묘하네요"

지난 4월 15일 방화범때문에 접봇대에서 우리집으로 전기선이 소실되어 정전사태가 벌어진 일이있었습니다.
정전도 정전이지만 전기복구공사를 개인이 부담하여 복구해야 한다는 말에 정말 황당했습니다.
소방서, 지구대등 신고를 했지만 도움은 되지않고..
어쩔수없이 거금 50만원을 들여 복구를 하는 도중, 관활경찰서 강력계 방화범 담당형사라며 전화가 왔더군요.
"저는 중구경찰서 강력계 00형사입니다. 밤새 황당하셨겠습니다."
"잠 잘자고 일어나서 이게 뭔일데요."
"저희들도 이 지역 연속방화범때문에 밤새웠습니다. 다행히 방화범으로 추정되는 범인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분명 잡았는데도 방화범이 아니라고 딱 잡아 떼는 겁니다."
"어머 그러세요.. 그러면 방화범때문에 일어난 손실은 개인이 부담해야 하나요."
"지금으로써는 어쩔수 없지만 다행히 쓰레기 무단투기카메라에 방화범으로 추정되는 범인이 찍혀서 현재 조사중입니다. 범인으로 판명이 되면 댁에 손실된 부분에 대한 것은 범인이 변상해야합니다. 그러니 걱정마세요."
"그렇다면 저는 어떻게해야 하나요."
"피의자신분으로 조서를 받아야합니다."
"그럼, 제가 경찰서로 가야 하나요."
"아닙니다.. 저의들이 방화범확인차 동사무소에 있습니다. 집약도를 알려주시면 직접 찾아뵙겠습니다."

잠시후, 형사 두사람이 저의 집을 방문하였더군요.
"방화범이 사는 곳은 어디인가요."
"같은 동네입니다."
"그런데, 어떤이유로 방화를 저질렸데요."
"뭐라고 할까요.. 숭례문 방화범같은 종류라고 해야하나요. 사회에 불만이 많더군요..밤새 헛소리만 찌꺼리는데.. 저희들도 밤새웠습니다."
"그렇다면 자기가 방화범이라고 자백은 했나요."
"계속 방화를 저지린 일이 없다고 딱 잡아떼는데, 카메라에 찍힌 얼굴과 확인하면 됩니다."
"어머 그러세요. 그러면 제가 해야 할일은요."
"그냥 있는 그대로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방화범이 동네분이라는데, 죄는 밉지만 저는 방화로 인해 일어난 손실만 보상해주면 그 이상의 죄는 묻지 않겠습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사모님이 손해부분에 대한 금액을 받아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렇게 조서를 꾸미고 8일이 지난 23일 방화범 담당형사로부터 전화가 왔더군요.
"방화범과 이야기가 잘되어 사모님댁에 손실된 보상금 50만원을 범인이 보상해 준답니다.
계좌번호 알려주시겠습니까"
"어머, 고맙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황당했지만 이번사건으로 전기에 대한 고마움도 알게되었구요.. 보상을 해주리라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방화범이 되려 고맙다고 하더군요. 다른곳에 방화는 작은 방화라 뚜렷한 손실이 없었거든요.
사모님댁만 손실이 일어났기에 사모님이 처벌을 원하다고 했으면 유죄를 받겠지요.. 그런데, 손실에 대한 보상만 해주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조서를 꾸며주셨잖아요. 그 덕에 방화범은 무혐의로 풀려나게 되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작은 사건이지만 좋은 쪽으로 해결되어서 저희들이 기분 좋습니다. 1시간이내에 입금시킬테니 통장확해 보세요."
"그럼, 제가 수령에 대한 서류를 드려야 할텐데요."
"전기공사하시는 분들에게 공사현장에서 조서를 받아서 추가서류는 필요없습니다."
"그럼, 이렇게 간단하게 끝나는 건가요."
"녜, 끝났습니다. 사건이 종결된 겁니다.. 하하하.."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며칠후 통장확인을 했더니..
정말 제 통장에는 중부경찰서로부터 전기공사비 50만원이 통장에 입금되었네요.
통장확인을 하는 도중 기분이 참 묘하더군요.
사실, 공사비용 50만원 지불할때는 기분이 좋지 않았거든요.
그때는 정말 황당하더군요.
그렇지만, 며칠이 지나고 전기가 잘 들어와서 불편함이 없어서 그냥 "재수없는 날이였구나"라고 잊어버렸습니다.

세상 살면서 범인으로부터 보상액을 받고보니 정말 기분이 묘하더군요.
친절하게 되해주신 관활경찰서 형사님 수고많으셨습니다.
이렇게 세상은 살만한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