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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50에 초산 母, 힘에 부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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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쯤 나이 50에 초산한 모자에 대한 글을 올린적이 있습니다.
가정형편도 어려운데 아이를 잘 키우고 있을까 늘, 궁금했습니다.
몸은 아프지 않을까, 엄마는 건강할까..등 걱정이였는데 일상이 바쁘다 보니 안부도 못 전하고 살았습니다.

이맘때쯤 태어났으니 이제 첫돌이 되었을텐데 하는 마음에..
모처럼 여유가 생겨 전화를 했습니다.
마침 아기와 엄마가 감기기운이 있어 병원이라며 진료끝나고 우리집으로 찾아왔네요.

나이 50에 초산한 아이엄마의 남편은 임신 6개월되던 해에 가출하고 아기와 함께 산동네 월세방에서 삽니다.

*** 태어나자 마자 영아원으로 보내져 온갖 풍파 다 겪으며 살아온 그녀, 뒤늦게 만난 연하의 남자와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채 나이 마흔아홉에 임신했고, 믿었던 남자는 사업 실패로 빛에 못이겨 가출하였답니다. 

피붙이 없이 홀로 50년을 산 아줌마에겐 "이 아이가 하늘이 내려준 천사" 그 자체다..

임신하기전 아기엄마는 식당일, 화장품장사등 이것 저것 닥치는대로 일을해서 먹고 살았으나, 그나마  모아 놓은 집 전세금마저 뒤늦게 만난 남자의 사업실패로 다 날리고 지금은 보증금없는 달세방에 산다.

아기를 낳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도 간절했기에 동사무소 사회복지사 도움으로 출산하는 병원비는 면제 받았지만 산후조리란 엄두도 못내는 형편..

만삭인 관계로 일을하지 못해 당장 집월세와 밀린세금등등..막막했는데... 
출산장려금 50만원과 한시적인 생활보조금 60만원이 통장에 들어와 세금이랑 다 해결됐다고 마냥 좋아하는 그녀..****
                 --- 나이 "50세에 첫아이가 복덩이래요" / 지난 6월 8일에 송고한 글에서..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57022




지난 봄 갓 백일 지났을때 모습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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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 만나보니 첫돌 지난지 열흘이 지났답니다.
카메라셔터를 누르자 얼굴에 개구장이 웃음도 지어보이네요.
첫돌이 지났지만 아직 걸음마를 띄지 못하지만 장난끼와 호기심이 보통이 아닙니다.
잠시 우리집에 머무는 동안 온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네요.
그래도, 귀엽네요.
모처럼 저의 집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이것 저것 안부를 물어봤습니다.

- 늦은 나이에 초산했는데 가장 힘든것은?
남편없이 혼자서 아이를 키우다 보니 경제적인 문제이죠.
아직까지는 동사무소에서 아기양육비 보조 해 줄뿐만 아니라 아기병원비도 무료예요.
- 계속 동사무소 보조비는 얼마나 나오나요.
매달 60만원정도 나와요. 처음에는 1년만 도와준다고 했는데, 아기가 잔병치레가 많아서 떼놓고 일나기지 못하겠다고 했더니 1년 더 연장해 주더군요.
한시적 생활보호자라서 언제까지 보조비를 줄려는지는 모르지만 저로써는 너무 고맙지요.
- 60만원으로 두모자가 살기에는 빠듯할텐데요.
100일 지난후부터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하러 나갈려고 했는데, 노산이라선지 아기가 감기등 잔병치레가 많아 평소에 알고 지내던 절집에 나가서 잡일 도와주고 밥얻어 먹고, 아기옷가지 얻어 입혀요. 우유값정도는 벌어요.
- 50이 되어 초산을 하였으니 노산일텐데 엄마는 건강한가요.
글쎄요. 아기가 어찌나 부산한지 잠시도 가만있지 않아요. 잠시 아기를 안으면 팔과 어깨가 몹시 아파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내 자식인데요.
- 다른곳 아픈데는 없나요.
아기 낳기전에는 위궤양으로 고생했는데, 아기를 키우고 부터는 어깨 아픈것 외에는 더 건강해졌어요. 아기랑 같이 있으면 온세상에 부러운것이 없어요.. 너무 좋아요.
- 아기가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이면 엄마의 나이가 57세.. 할머니소리 들으면 어쩌나요..
어쩌겠어요.. 아기와 나의 운명이지요.
사실, 그때 생각하면 아찔해요.
행여 주위에서 놀리면 어찌나하고 걱정이 되지요..ㅎㅎ
우리아기 대학교 갈무렵이면 제 나이가 몇살 되는지 아세요..
- 글쎄요..
우리 아기 대학 갈 무렵이면 제 나이가 70이예요.
앞날을 생각하면 어찔해요.. 허지만, 지금도 힘든데 앞날은 생각하지 않을래요.
그저, 이 세상에서 나 혼자였는데,, 아기가 곁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거든요.
- 이런말 해도 되나요.. 혹시 아기아빠는 연락이 왔나요.

작년 가을에 전화가 왔더군요. 야속한 사람..
내기 아기 갖은 줄도 몰랐데요. 아기는 그저 제가 좋아서 낳은 아기예요.
아기아빠도 착한 사람이예요.
설령, 아기에 대한 책임 질수 없다고 해도 저는 할말이 없어요.
그렇지만, 그사람도 아기가 보파서라도 돌아올께예요..

아기아빠의 근황을 물었더니 잠시, 아기엄마도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잇지 못하더군요..

나이 50세에 혼자서 아기를 낳는다는 자체도 모험이었겠지요.

그 동안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세월이 야속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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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어찌나 개구장이 짓을 하는지 짧은 만남으로 끝내야했습니다.
"매일마다 절집으로 일도우러 나간탓에 좁은 집안에는 잠 자는 시간외에는 머무르지 않을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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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 묻지도 않고 제 블러그 올려서 미안해요.. 블러그에서 만난 사람들마다 아이안부 물어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요?
회장님께서 제 사연을 블러그에 올리신 덕에 저는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그 은혜 어찌 갚을까 걱정입니다.
- 아기가 세상에 태어난다는 자체만으로도 축복이잖아요. 저도 글 올리고 깜짝 놀랬어요. 세상에는 아름다운 분이 참 많더군요.
회장님덕에 많은 도움 받았지요.. 참, 며칠전에도 어떤 분께서 50만원을 통장에 넣으셨더군요.
제가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얼굴도 모르는 분께서 잊지않고 보내준 은혜..
제 목숨이 붙어있는 한 열심히 키울께요.
모든 부모들 마음이야 모두들 같은 마음이겠지만, 우리아기는 저에게는 특별한 선물이예요.
외롭게 자란 더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주셨어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청년으로 키우고 싶어요.
먼 훗날.. 우리아기가 크면 전, 분명히 얘기 할거예요.
널, 도와 준 분들이 참 많단다.
너도 훌륭하게 커서 어려운 사람을 돕고사는 사람이 되어라구요..

나이 50에 초산한 엄마..
어려운 세상, 살아갈 날이 더 많습니다.
아기는 자기가 이 세상에서 버려져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받았다구요.
엔티라는 닉을 가지신 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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