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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커피와 잘 어울리는 떡, 사색모찌.

동사무소에서 열린 자치위원회의에 참석했다가 점심 먹은 후 모처럼 떡집을 운영하는 이웃언니네 집을 방문했습니다.

내가 찾았을때 떡집에서는 결혼식때 참석한 하례객들에게 후식으로 나가는 떡을 포장하느라 정신이 없더군요.
예전 사무실 근무할 때, 오후 4시경이 되면 떡집에서 팔던 떡을 가지고 와서 "출출할 시간이지 떡 몇개 가지고 왔어. 나 커피 한잔 줄래"하시던 언니였습니다.
그 정이 그리웠는데, 내가 그 언니에게 해 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 미안했는데..
오랜만에 찾은 이웃언니네 떡집에서 나도 모르게 떡포장을 거들었습니다.

하례객들에게 나누어 줄 떡은 네가지 색 띈 모찌였습니다.
떡 색깔이 너무 이뻐서 포장을 도와 주다가 제 작은 디카에 찍었습니다.
보라, 노랑, 주홍, 연두빛깔로 만든 모찌의 빛깔이 어찌나 곱던지 먹기가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요렇게 예쁜 떡 받으면 기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신없이 포장을 끝내고 나니 남은 떡은 달랑 두개..
이웃언니는 갑짜기, "내가 떡 만들었으면 우수리를 남도록 넉넉하게 만들었을텐데.. 아들이 만들어서 남는 것이 없네."
"어머나, 아들이 만들었다고.. 대단하다.."
이웃언니는 나에게 사색모찌를 주고 싶는 마음에 떡이 남지 않았다는 의미로 이야기했는데, 나는 이쁜떡에 반해 이웃언니의 심정을 뒤늦게 알아 들었습니다.


"바쁜시간에 포장 도와줘서 고마워. 우리 커피한잔 마시면서 좀 쉬자꾸나."
"내가 도와 준 것이 뭐가 있다고.. 커피 좋지.."
이웃언니는 커피와 함께 포장하고 남은 모찌 두개를 접시에 담은 후, "이 모찌는 과일잼으로 만든 떡이라 일반 모찌보다 달지 않아 커피와 먹으면 맛있어.. 모찌 두개 맛이나 봐."
만든지 오래되지 않아선지 사색모찌는 풋풋한 사과향과 포도향이 그대로 베여있더군요.
커피와 함께 후식으로 먹은 사색모찌, 빛깔도 곱지만 맛도 일품이더군요,

사색 모찌는 과일잼에 한천을 녹여 고운 빛깔을 입힌 떡이라고 합니다.
머리위에 띠두른 빛깔이 너무 곱지요.


일반적으로 떡은 물김치와 먹으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었는데, 빛깔 고운 사색모찌는 커피에 곁들어 먹으니 맛이 일품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