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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중학생 사교육비 "40만원이 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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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동 종합학원인데, 사진과는 무관합니다.



오전에 자치위원모임이 있어 나가는 길에 학교앞을 지나가는데, 입학식을 하는 날이더군요.
입학식을 하는 정문앞에는 주위 학원홍보하는 사람들이 더 많더군요.

마침, 그 앞을 지나가다가 손주와 같이 사시는 할머니한 분을 만났는데 저를 멀리서 알아보시고 반갑게 인사를 하시더군요.
"오랜만에 뵙네요."
"녜, 잘 지내셨어요.. 아참, 이번에 손주가 중학교에 입학하지요. 어린것이 벌써 중학교에 가다니.. 그 동안 할머니께서 고생많으셨습니다."
"이웃에서 도와준 덕이지."
"00이 공부 잘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어요."
"기특하게도 공부는 잘 하네만, 걱정이 많다우."
"왜요, 00이가 할머니말씀 잘 안 듣나요."
"아니네.. 악착같이 공부할려고 하는데, 이 할미가 뒷바라지를 못해서 걱정이네."
"할머니께서는 여태까지 00이 뒷바라지 잘하셨잖아요.. 할머니의 손주사랑은 주위가 알잖아요."
"공부가 그냥 되는게 아니네.. 학원등록해 달라고 졸라대는데 초등학교때는 학원장님께서 집안형편을 고려해서 활인을 해주셔서 그럭저럭 보낼수가 있었는데, 중학생이 다니는 전문학원에 학원비를 알아봤더니 웬만해야 보내지.."
"학원비가 얼만데 그러세요."
"한달 학원비가 40만원라네.. 돈없는 사람은 자녀가 공부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 보낸다니까.."
"학원비가 40만원이라구요..너무 비싸다.."

할머니께서는 10년전 아들이 이혼하여 손주나이 4살때부터 키우셨습니다.
현재는 아들이 재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사는데, 전처가 낳은 손주는 할머니께서 키우십니다.
아들은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데, 한달 월급이 200여만원이 된다고 하시더군요.
150만원은 아들생활비로 쓰고, 매달 50만원을 손주양육비로 보내준다고 하네요.
"아들도 생활형편이 쪼달리는 것 같은데, 딸학원비때문에 양육비 올려달라할 수도없고.. 손주학원비때문에 할미가 파출부라도 다녀야겠는데, 일 할만 곳 없을까."
"할머니다리도 불편하신데, 할머니나이에 파출부일 하실 수나 있으세요."
"그럼 어떻게 해.. 공부하겠다는 손주 말릴수도 없고.. 내 자식 키울때도 집안이 넉넉치 못해 학교를 제대로 시키지 못해서 지금까지 후회하잖아.. 그렇다고, 손주까지 가난을 물려줄 수도 없지 않는가.."

마침, 나도 아빠와 같이사는 수진이 학원비가 걱정되어 우리집주변에 있는 학원비를 알아봤습니다.
저의 동네는 주택가라선지 중학교는 단가반으로 가르치는 학원은 없네요.
종합반위주로 전과목을 가르치는데, 종합반학원비가 38만원에서 40만원정도라고 하네요.

수진이 학원비를 보조해주는 돈이 한달에 20여만원인데..
나와 친분이 있는 학원원장님께 사정이야기를 했더니, 단가반을 운영하는 학원이 있다고 연락이 왔는데..
영어, 수학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학원인데, 국어, 과학등 주요한과목은 일주일에 한시간씩 보충으로 가르쳐주는데, 한달 학원비가 19만원이랍니다.
그런데, 교재비는 따로 부담해야 한다더군요.

요즘 젊은 부부들은 아이양육비때문에 출산을 망설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지만, 이제 막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사교육비가 40여만원이라니..
할머니말씀이 손주에게 필요한 돈이 한달에 80여만원이 필요하다네요.

오늘뉴스를 봤더니, 물가가 치솟아서 주부들이 장보기가 겁난다고 하더군요.
우리집은 아들, 딸이 대학을 졸업했으니 다행입니다만, 나도 우리자녀가 둘이 대학을 동시에 다닐때를 생각하면, 나도 그 시절을 생각하면 내 자신이 대견스럽기조차 합니다.

이제 중학교1학년 아이 뒷바라지 하는데 최소한 80만원정도가 필요하다면, 고등학교, 대학교에 다니면 도대체 자녀양육비는 얼마나 필요할까요.
부모는 오로지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생을 희생하고 삽니다.
허지만, 부모가 돈이 없어 자녀가 공부를 하고 싶어도 뒷바라지 못하는 부모의 심정은 어떻구요..

손주사육비 마련때문에 파출부라도 나가야되겠다는 할머니는 걱정이 태산인데, 새로운 정부가 탄생할때마다 사교육비 줄이겠다고 큰소리를 칩니다.
이번 정부도 새로 출범하면서 사교육비 줄이겠다고 영어공교육을 강화겠다고 하지만, 부모들은 자기자녀를 우수한 영어학원 보냈겠다고 아우성입니다.
할머니도 공교육을 믿지 못하는데, 일반서민들은 과연 공교육으로 만족할 수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