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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 싶다

서울 도심에서 마지막 가을정취가 남아있는 남산 문학의 집.

어제부터 첫눈 소식과 함께 대설특보가 이어지고 서울도심 가로수는 단풍이 들기전에 나무가지에 얼어붙어 힘없이 떨어지다니..
나는 이 가을 낙엽한번 제대로 느껴보지도 못 했는데 벌써 가을이 지나가는 것이 아쉬워 어제는 오후부터 봉사가 있다니 다행이다 싶어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어제 봉사하러 가는 곳은 남산자락에 위치한 남산원으로 가기전에 명동입구에서 부터 천천히 남산언덕을 산책해 보기로 했습니다.

갑찌가 뚝 떨어진 기온탓에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서울시별관뒤 남산자락에는 지금 한창 단풍들어 찬바람에 우수수 낙엽이 지고 있더군요.

서울시 별관을 지나 내가 찾은 곳은 서울 문학의 집.
예전에는 시 낭송회, 시화전 등 청소년 관련 문학행사에 자주 갔던 곳인데, 봉사회회장을 맡으면서 일상이 바빠서 찾지 못했습니다.

남산자락에 자리잡은 서울 문학의 집 주위는 이제 단풍들어 가을바람에 낙엽이 지기 시작하더군요.
서울 문학의 집은 서울특별시가 남산 제모습 찾기의 일환으로 옛 국가안전기획부장 공관을 개수·보수해 만든 문화공간이자, 서울 시민과 문학인들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조성한 문학공간으로 예전에 문학의 집 앞마당에서 시낭송회에 참여한 적이 있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새로 조성된 건물주변에 심어둔 나무, 낙엽진 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남겨 둔채 겨울채비를 하지만, 그래도 붉은 옷으로 갈아입은 단풍나무는 지금 막 가을볕에 붉은 빛을 토해 내고 있어 다행입니다.

마당 한켠에는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들이 수북히 쌓여 가을의 낭만을 느끼게 합니다.

떨어진 낙엽을 버리지 않고 수북히 쌓여진 곳을 보니 갑짜기 "피천득"의 "낙엽을 태우면서"라는 수필 한구절이 생각나게 합니다.
낙엽을 태우면 구수한 커피냄새가 난다는 구절..
수북히 쌓인 낙엽은 태울 수없고 그저 따뜻한 커피한잔이 그리워집니다.


수북히 쌓인 낙엽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다 나는 다음 일정이 바빠서 마음에만 가득 담고 왔습니다.




아직 겨울준비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가을이 지다니..
남산 중턱에 자리한 서울 문학의 집에는 나무가지에서 떨어진 낙엽을 수북히 쌓아 두었고.
가을바람에 이제 막 떨어진 낙엽은 보도를 뒹굴고..
가는 가을이 아쉬웠다면 지금 남산자락에 있는 문학의 집으로 가 보세요.
겨울로 가는 문턱에서 아직도 가을을 느낄 수있는 곳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위안일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