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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돈독 들인 조선족아줌마..

어제 아침 일식전문집을 경영하는 사촌형님 전화가 왔습니다.
평소에는 "밥 먹기 싫으면 우리집에 와서 먹어."라고 하던 형님께서 어제는 "주방장이 점심시간에 출근 못했다고 하는데.. 00야 미안하지만 카운터 좀 봐줄래."
얼마나 다급하셨으면 나까지 동원하셨을까.. 하는 마음에 오후스케줄이 있어 잠시 도와 줄려고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도착하니 조선족아줌마가 세분이 설겆이랑 식당청소를 하더군요.
그렇게 정신없이 점심손님은 2시가 되니 조용해지더군요.

1시간이 지나자 모든일이 정리정돈이 끝나자 조선족여자에게 일당을 챙겨주고 점심시간일이 끝났다고 하더군요.
아침을 먹지 않고 간 나는 배가 고파서..
"형님 나 밥먹고 갈래."
"아참, 바빠서 생각을 못했네. 그래, 우리 맛있게 차려서 먹자."
"손님상 차리는 것도 지겨우실텐데, 대충 챙겨먹읍시다."
그러자.. 형님은 주방에서 한상가득 챙겨오시더니..
일이 끝난 조선족자줌마에게도..
"아줌마들도 식사하고 가세요."
"우리는 괜찮아요.. 식당에 와서 밥먹었잖아요."
"그래도 먹고 가세요."
그러자 조선족 여자들도 자리를 잡고 같이 밥을 먹었다.

식사가 끝나고 조선족아줌마 한분이 초행길이라 지리를 모른다고 나와 동행을 하는데.
느닷없이 하는말..
"일당 얼마 받으셨어요."
"녜.. 일당이라니요."
"일했으면 일당은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 녜.. 그런데 아줌마는 일당 얼마나 받으셨어요."
"저는 30,000원 받았어요.. 시간당 1만원이거든요."
조선족여자는 말끝을 흐리면서 머믓거리더니..
"3시까지 계약하고 왔는데 3시 30분인니 5,000원 덜 받고왔네요. 되돌아 가서 받고 와야하는데.."
"뭐라구요. 아줌마, 지금 3시 30분이예요.. 아줌마 일은 2시 30분경에 끝났는데 제가 밥먹자고 해서 아줌마도 밥먹느라고 1시간 늦어진거예요."
"아줌마 말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아줌마, 아줌마가 5,000원 주인에게 돌려 주셔야겠에요."
"녜, 내가 왜 돌려줍니까?"
"아줌마, 아줌마께서는 2시 30분에 일이 끝났잖아요.. 주인아줌마가 밥챙겨줘서 밥 먹느라 1시간이 늦어진거에요. 주인아줌마는 아줌마 생각해서 밥상까지 잘 챙겨 주셨잖아요."
"아줌마 말 듣고 보니 그렇기도 하다. 그런데, 아줌마는 얼마 받으셨어요."
계속 저에게 일당 얼마를 받았느냐고 묻는 겁니다.
"아줌마, 저는 주인아줌마가 20,000원 주시는 걸 받지 않았어요."
"왜 안 받나요?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일당이 작으면 더 달라고 하셔야지.. 아줌마도 나와 비슷한 시간동안 일하셨잖아요.."
"주인아줌마는 친척이셔요. 평소에 밥 공짜로 얻어먹은 것이 많아서 밥값 공제했어요."
"외상값 갚으셨어요."
"녜, 외상값 갚았어요."

아줌마와 잠깐 나눈 이야기지만 어이가 없습니다.
아무리 돈벌러 한국땅에 힘들게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계약시간보다 30분 먼저 일 끝내고 인정상 밥먹고 가라고 했더니..
밥먹은 시간까지 일당계산을 해야한단다..

나는 중국에서 살아본적이 없으니 아줌마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사실 형님께서는 나에게 일(카운터만 봐주었는데..)을 시켰다며 차비하라며 2만원을 주시는 것을 거절했더니..
"그런, 내가 김치 맛있게 담아서 보내 줄께.. "
"뭐라구요.. 그럼 나도 밥먹고 간 밥값 계산해야겠네요."
"ㅎㅎㅎ 그런가.. 그래도 김치 담아서 보내줄께.."
이렇게 인심좋은 형님이십니다.
한국사람은 인정이라는 것이 있다고 조선족아줌마에게 몇번을 이야기했는데도 일한 일당을 챙기지 않았느냐고 묻는 아줌마에게 외상값 갚아다고 했지만 한국의 인정을 왜 이해를 못하는지..
참, 답답하더군요.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가 평소에 조선족에게 정을 주지 않아서 생긴 일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어쨌든, 진정으로 정으로 대접했는데도 그 정을 이해 못하는 조선족아줌마..
다음에 이런 아줌마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