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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짚풀으로 만들어 정감가는 소.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윤영택제실에서 짚풀공예의 댕댕이로 유명한 김이랑의 공예품을 전시하고 있더군요.


짚풀공예전시장을 들어서니 작은 초가집이 눈에 띄더군요.
그런데, 올해가 기축년 소띠해선지 초가집곁에서 노니는 소가 여유로워 보이는데....


작은 초가집을 보고 고개를 돌리니 짚풀로 만든 소머리가 보입니다.
그러고 보면 소는 초식동물로 소먹이로는 짚으로 소죽을 쓰시던 외할아버지가 생각납니다.
빙그레 웃는 형태의 소는 짚풀로 만들어서 더 정감이 가는 것 같더군요.


짚풀공예로 만든 소의 매력에 푹 빠졌다가 공예품을 찬찬히 돌아 봤습니다.
물동이이는 여자와 함께 농군행색을 한 남자의 가슴에 적힌 문구가 더 재미있습니다.
"거기기를 만지면 득남한다"구요..
한바탕 웃었습니다.


아기돼지에게 젖을 먹이는 어미돼지, 적당히 불은 어미돼지의 젖이 여유로워 보입니다.
역시, 짚풀공예만의 독특함이 돋보입니다.

돼지는 풍요의 상징처럼 돼지의 머리를 보니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어머나, 해토와 토로도 짚으로 만들었군요.


오리형제도 너무 귀엽구요.
그러고 보면 짚풀로 못 만드는 것이 없군요.


다음에는 우리조상들의 슬기와 지혜가 돋보이는 생활용품도 전시되어있습니다.
요즘은 진공청소기가 등장하면서 비자루를 사용하는 가정이 드물지만, 우리가 어렸을때는 집안청소할때 가장 중요한 도구중에 하나가 비자루였습니다.
집집마다 마루벽에는 짚풀로 만든 다양한 비자루가 걸려있었지요.
짚풀공예전시관에서 비자루를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수수로 만든 비자루도 있네요.

수수로 만든 비자루는 주로 부엌에서 사용했었는데, 요즘 자라는 아이들은 이런 물건이 있었다는 자체도 모르겠지요.


삼태기와 등구미도 보이군요.


참, 짚풀로 만든 가마니도 있어요.
요즘은 가마니에 담긴 쌀을 볼 수가 없어졌어요.

소부리망은 소의 입마개라고 해야 하나요.
사실, 저도 시골출신이 아니라 외갓집에서 구경만했어요.


짚풀로 만든 두레방석도 멋지네요.
한여름 깔고 앉으면 더위가 싹 사라질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신년초라선지 각종 복조리가 달려있는 것을 보니 복이 저절로 들어 올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소의 먹이를 담기위해서 어깨에 메고 다녔던 꼴망태기도 보이구요.
여름철 핸드백으로 사용하면 아주 멋지겠죠.


지금은 옛날 민화에만 등장하는 또아리.



짚은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곡식의 이삭을 떨어낸 줄기 부분이며 풀은 짚처럼 일부러 재배하지 않아도 산과 들에서 저절로 자라난 것들을 재료로 사용하여 만든 공예품이 짚풀공예입니다.
짚과 풀은 우리선조들이 손쉽게 재료를 구할 수있어 가장 보편화된 재료로써, 우리선조들도 짚으로 만든 공예품을 생활용품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실제로 초가지붕이나 둥구미, 짚신, 삼태기 등과 같은 전통생활용구의 대부분이 볏짚으로 만든 것으로, 볏짚이 보온성, 탄력, 인장력 등이 좋고 가장 손쉽게 구할 수있는 재료이고, 짚풀로 만든 생활용품은 특별한 연장이 없이도 짚과 풀, 그리고 손만 있으면 초가집을 지을 수도 있고 옷을 지을 수도 있었고 농기구와 함께 갖가지 생활용품을 우리선조들은 만들어 사용했는지도 모르겠지요.

남산골 한옥마을 윤영택제실에서 전시하는 짚풀공예전시장을 돌아보니, 이렇게 다양한 짚풀로 만들었다는 것자체가 신기합니다.
물론, 지금은 문명의 이기에 밀려 사라져가는 짚풀공예품을 보니 우리선조들의 슬기와 지혜가 새삼 느껴지더군요.

설연휴가 지나고 나니 날씨가 봄날 같습니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열리는 짚풀공예는 1월 15일부터 2월 23일까지 열린다니 자녀들과 함께 한옥마을로 나들이하여 우리조상의 뛰어난 슬기와 지혜를 돌아보시는 것도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