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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여자택시기사, 만취한 손님때문에 년말이 끔찍하답니다.

어제 회현동에서 제가 몸담고있는 봉사회에서 개최한 일일 찻집 행사에 들렸다가 집으로 돌아 오던길에 중 택시를 탔습니다.

아침부터 행사가 겹쳐 몇군데 다니다보니 피곤에 지쳐 택시를 탔는데.
"어서 오세요. 어디로 모실까요."라는 말이 분명 젊은 여자의 목소리였습니다.
"어머나, 여자분이셨어요."
"제가 여자라서 이상한가요."
"여자라서 이상한 것이 아니라 젊은 여성의 목소리라서 뜻 밖이였어요."
나는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여자가 운전하는 택시, 예전에도 탄적은 있지만 택시를 이용하면서 여자택시기사를 만나기는 비교적 드물고, 이번에 탄 택시기사는 의로로 젊은 여자더군요.
상냥한 여자택시기사의 인사를 들은 후 택시를 살펴봤더니 개인택시더군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 오면서 여자택시 기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어 봤습니다.

"요즘처럼 불경기에 주부들도 취업전선에 뛰어받자 식당보조가 고작인데, 기사분은 택시운전과 더불어 개인택시까지 받으셨으니 주위에 부러움을 받겠어요."
"가끔은 부럽다는 말도 듣지만, 택시운전 결코 쉽지 않아요."
"물론, 그렇겠죠. 그렇지만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있겠어요."
"허긴 그렇지요.. 택시운전은 하루에 10시간이상 운전을 해야해요. 의자에 앉아서 꼼짝하지 못하는 자체도 힘들지만, 운전하는 동안 신경이 곤두서 있어야 해요."
"10시간 이상 운전, 쉬운 일은 아니겠네요."
"그 뿐인 줄 아세요.  요즘처럼 불경기때는 조금만 방심하면 다른택시에게 손님을 빼았겨요.. 완전 전쟁이죠. 모..그러다보니 택시가 자가용보다 사고가 많아요."
"그렇겠네요. 택시운전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뭔가요."
"10시간이상 운전대를 잡아야하니 허리가 아픈 것도 힘들지만 가장 힘든 것은 늦은 밤 술취한 손님이예요.. 술취한 손님은 목적지를 정확히 알려주지도 않구요. 택시를 타자 마자 횡설수설하다가 잠이 들어버리면 정말 난처하더군요."
여자택시기사는 말문이 터졌는지 계속 택시운전을 하면서 느껴온 것을 계속 이어집니다.

택시운전 경력은 5년정도인데 남편과 소규모 음식점을 운영하다가 장사가 생각대로 되지않자 식당 써빙일을 하다가 힘들어서 택시운전을 하게 되었답니다.
"식당에서 하루종일 일해봤자 고작 100여만원정도 받는데, 택시운전을 해보니 그래도 한달 수입이 150여만원은 되더라구요. 주인눈치 보지 않아도 되구요.. 4년간 기를 쓰며 돈벌어 개인을 택시를 양도 받았어요."
"그랬군요.. 장하세요. 택시운전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뭔가요."
"일부 남자손님들 중에 여자라고 만만하게 보고 반말을 하는 승객도 있지만, 심지어는 '사납금이 얼마냐, 내가 그 돈 줄 테니 오늘 나랑 좋은 곳에 나들이 가자'는 등..여자라는 이유로 야유를 보내는 손님도 싫구요.. 특히, 늦은 밤 술 취한 손님이 탔을때가 제일 힘들어요."

일반 택시운전은 밤낮 2교대로 택시 운전할때, 늦은 밤 술취한 손님때문에게 당한 고통때문에 너무도 긴장하여 위장병으로 고생을 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여자라고 무시하는 손님을 만나면 "내가 이런 말까지 들어 가면서 택시운전을 해야 할까"라는 생각에 울기도 했답니다.

사진은 동대문시장 밤풍경.


"이제 년말이 되어 망년회다 회사회식으로 밤 늦게 만취한 손님이 늘어 날텐데..여자택시기사들 보면 안스러워요. 회사택시는 2교대거던요. 그렇다고 밤근무 하지 않을 수도 없구요."
"그렇다면, 여자택시기사에게는 밤근무 피하면 되겠네요."
"어디 그것이 맘대로 되나요. 낮 근무가 안전하긴 하지만 야간운전은 수입이 30~40% 이상 높기 때문에 안할 수도 없어요. 특히 요즘처럼 불경기때는 낮시간에 손님이 없어요.. 요즘들어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택시운전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것 같던데요."

그날, 내가 탄 택시를 운전하는 여자는 40대초반정도로 보였는데 용모도 단정했지만 외모도 호감가는 얼굴이더군요.
"회사택시 운전할때, 늦은 밤 술취한 손님때문에 곤란했던 기억때문에 개인택시 받은 후부터 년말만 되면 야간운전을 하지 않지 않아요..."라고 말하더군요.

내일이면 크리스마스이고 올해도 이제 열흘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년말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망년회와 여러모임들..
술 많이 마시고 택시타는 손님이 늘어나겠지요.
여자택시기사, 늦은 밤 만취한 승객이 정말 싫대요..
경제도 어려운데, 년말모임에서 술 정당히 마시고 년말은 가족과 함께 보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