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자식은 장점만 보이고, 내 자식은 단점만 보일까요.

어제 불교라디오 생방송 시인 "고운기"님이 진행하는 "살며 생각하며"코너 중 매주 화요일에 진행되는 인기 블러그와 대화란 코너에 출연요청을 받고 직접 방송국으로 갔습니다.
늦은 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프로인데, 전화로 진행할 수 있다고 했지만 나는 서울에 사는 관계로 직접 출연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예의일 것 같아 직접 방송국으로 갔습니다.

제가 직접 출연한 코너를 기다는 도중 방송 첫멘트가...
"혹시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 들어 보셨습니까.
얼굴은 장동건을 닮았데요.
공부도 잘해 능력도 있어 거기에 심성까지 고와서 소문난 효자랍니다." 라는 멘트가 나오자 생방송 스튜디오밖에 있는 PD와 일행들은 동시에 웃음을 터트리더군요.

나는 도대체 "어떤 인물이길래 저리도 완벽할까.." 궁금했는데.
다음 멘트가 "이 친구 이름, 바로 엄마친구 아들이죠."라는 멘트에 저는 깜짝 놀랬습니다.
그 멘트, 제가 우리아들, 딸에게 자주 사용하는 말인데..
꼭 저보고 하는 이야기 같더군요.

그 다음에 나오는 멘트도 재미있습니다.
"엄마 아빠들한테 꽤나 입에 붙은 말입니다.
아이들이 자라날때 늘 비교의 대상이 되지만 너무 완벽해서 따라할 수없는 신과 같은 그 존재 바로 엄마 친구의 아들입니다."

여자들은 모임에서 많은 수다를 떱니다.
그런데, 시댁의 흉을 보는 사람은 많은데 친정이나 자식 흉보는 사람은 드물더군요.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일 경우는 자기 집 고민을 털어놓지만, 왠만한 사이일때는 자식 자랑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며칠전, 봉사모임에서 한 회장님이, 얼마전까지는 아들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하더니 어제는 느닷없이 아들자랑을 하더군요.
"우리 아들이 장사를 2년간 했는데 5천만원을 모았대."
봉사회 회장아들은 이제 26살인데도 벌써, 5천만원을 모았는데 내 아들은 이제 직장 구한다고 바삐 돌아 다니는데..
집에 와서 우리 아들에게 그 분의 아들때문에 걱정이 많다는 말은 빼고 당연히 칭찬하는 말만 했죠.

아마,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내 자식과 남의 자식과 비교하면서 자식들에게 잔소리를 했을 겁니다.
물론, 내 주위에 가까이 지내는 이웃자녀가 공부 잘하고 착하면 당연히 칭찬을 해 주어야지요.

예전에, 제가 우리딸에게 "얘, 누구네 집 딸 알지..
글쎄 말이다. 그 집 딸은 이번에 사법고시에 합격했데.. 지금 사법연수원에 있는데 휴일에 집에 와서 쉬지않고 엄마가 장사하는 시장에 나와서 엄마 일을 도우더라.
공부 잘하지 엄마 일 돕는 착한 딸이지.. 부러워 죽겠더라."라고 말했더니.
우리 딸이 하는 말이.."엄마, 나도 우리친구들 엄마와 엄마와 비교할 때가 많거던, 나도 우리친구 엄마와 비교해서 이야기하면 엄마는 기분 좋겠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도 당황했거든요.
그 이후, 다른집 자식과 비교하는 버릇을 고쳤냐구요.
물론 고치지 못했죠.

그 이후로도 나는 우리 아이들이 이웃, 또는 친구네 아이들과 비교하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때마다, 우리 자식들은 얼마나 자존심 상했을까요.
사실, 내가 칭찬하는 남의 아이도 분명 단점이 있을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웃집 자녀의 단점은 빼버리고 장점만 기억해 내어 내 자식에게 비교하며 잔소리를 합니다.
내 자식이 엄마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엄마친구 아들은 , 아빠친구 딸은..이라는 말대신 우리 멋진 아들, 우리 이쁜 딸..이라는 말로 자식에게 칭찬을 하자구요.

얼마전 켄블랜차드가 지은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는 책 제목처럼, 고래도 칭찬을 하면 춤을 춘다는데 나는 모임에 나갔다 들어오면 친구자식과 비교하여 잔소리를 습관처럼 했으니 듣는 내 자식은 얼마나 섭섭했을까요.
사람이 다른 사람과 비교를 당하면 참 기분이 나쁜 건 사실입니다.

내 자식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을때, 칭찬의 말을 해 준다면 분명 내 자식도 내 친구자식보다 더 훌륭한 자식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