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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웃할머니에게 산 메주도 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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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 있는 몇개남은 장독대정리하다가 텅빈 항아리를 쳐다 보니 괜히 한숨만 나오네요.
올해도 된장을 담궈야 하는데, 작년에 이웃할머니로 부터 산 메주로 된장을 담구었다가 낭패를 봐서 서울도심에 사는 나로써는 망설여지는 건 당연하겠죠..

몇년간 집신축 끝내고 작년초에 새집으로 입주하여 몇년만에 된장 담구어 먹을까 생각중이였는데..
이웃에 사시는 할머니께서 시골친척이 직접 밭에서 수확한 콩으로 메주를 만들었다며 안심하고 자기메주를 사기를 권하시더군요.
마침, 토종메주를 구하고 싶은 찰라라 어찌나 반갑던지, 가격도 따지지않고 메주를 사서 장을 담았지요.
그런데, 3개월이 지나도 메주의 형태가 딱딱한 상태로 소금물에 떠있는 겁니다.
메주로 장을 담고 2달만 지나도 메주를 손으로 우깨어도 부셔지는데, 도대체 3개월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메주는 돌처럼 단단하더군요.

오랜만에 장을 담아서 내가 잘못 장을 담았는지, 아님 소금이 좋지않는 건지..
도대체 잘못된 장을 보고 또 봐도 영문을 모르겠더라구요..
그러던 중..
이웃에 사시는 선배님께서 저의 집에 놀라오셨길래..
"형님, 3개월 전에 장을 담았는데, 도대체 된장을 뜨려고 하는데 메주가 형태도 변하지 않고 장담글때보다 더 단단하기만 하는데 도대체 영문을 알수가 없어요."
"뭐라고.. 장 담군지 3개월이 지나도 메주가 단단하다고.."
"녜, 그렇다니까요.. 오랜만에 장 담아서 내가 실수나 하지않았을까 생각을해 봐도 모르겠어요. 장담글때 쓴 소금도 분명 국산소금을 사용했는데.."
"자네가 담근 장단지 보자꾸나.."
"그래요, 옥상에 올라가 보실래요."

이웃형님과 장에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다가 옥상으로 올라가서 장단지 뚜껑을 열어보시더니..
"이 메주 어디서 구입했니?"
"지난 1월 00네 할머니께서 메주가 좋다고 권하시길래 사서 담구었지요."
"00할머니가 메주를 팔았다고.."
"녜, 시골친척이 직접 수확한 국산콩으로 만든 메주라며 자랑하시던데요.. 이웃할머니께서 권하시길래 믿고 사서 장 담았어요."
이웃형님께서는 장에 담궈진 메주를 보시더니..
"야.. 이 메주는 고구마전분과 섞어서 담근 메주인 것 같은데.."
"녜, 뭐라구요.. 메주를 콩으로 만드는 게 아니고 고구마로 만든다구요."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중국산 콩으로 메주를 만든다는 말은 들었지만, 고구마전문까지 섞어서 메주를 만든다는 말은 처음 들어서 저는 깜짝 놀랬습니다.
"메주에 고구마전분은 왜 넣는데요."
"콩 아낄려고 고구마를 섞는다는 말은 들었어..시골가면 토종된장이라고 파는 것 반이상은 가짜라고 하더라.."
오늘 저랑 이야기 나눈 형님은 철마다 시골에 사는 친정에 내려가서 된장이랑 김장등 먹거리를 직접 산지에서 담구어 드시는 분이라 먹거리에 대해서는 박사수준이신 분입니다.
사실, 매년마다 가을이면 저의 집 김장을 담아주시는 분이십니다.
 그 덕에 아직도 지난 가을 시골 밭에 묻어둔 김장을 아직도 맛나게 먹고있습니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 잘못된 메주를 파셨냐고 따질수도 없고..
그냥 제 속만 끓고 있을 수밖에요..

오늘 아침 T.V뉴스를 보니, 인터넷으로 파는 토종된장도 모두 중국산이라고 하더군요.
3대째 내려오는 비법을 써서 국내산 재료만으로 재래식 된장과 고추장을 만든다고 하더니..
 "3대째 가업을 잇는 창업"으로 언론매체를 통해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탔고 벤처기업 육성 차원에서 자치단체로부터 사무실까지 지원받다니...
 정작 장을 담구는 항아리는 몇년째 텅비어있고, 소비자는 중국산재료로 만든 장을 안심먹거리라고 사 먹다니..

이젠 대기업도 모자라 시골인심에 이웃까지 먹거리를 속이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전통 된장 고추장까지..참 이제는 무엇을 믿고 사 먹어야 할지 소비자들의 불신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저도 옥상에 된장항아리를 쳐다 보면서 씁쓰레합니다.
이러다가 우리고유의 된장 담그는 법까지 사라질까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