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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중학생이 주워 온 술집 불법광고물.

내일 우리동사무소에서 열리는 노인잔치행사에 저의 봉사회가 자원봉사를 하는 관계로 잠시 동사무소에서 들렸습니다.
사회복지 담당직원과 이야기 나누는 중 까까머리를 한 중학생이 검은 봉지를 한아름 가슴에 안고 오더군요.
학생이 들고 온 봉지 속에는 길거리 전봇대에 붙어있는 불법광고물이 들어있더군요.

학생이 가져온 불법광고물은 대다수 불법과외 전단지와 음식점 선전 전단지였는데, 그 중에서 반라의 여성사진과 함께 어른인 내가 봐도 낯 뜨거운 문구가 들어있는 광고물이 눈에 띄더군요.

광고물을 보니 기가 막혀더군요.
불법광고물을 가져 온 학생은 올래 중학교 1학년생으로 평소에 나와 낯이 익은 학생이라 말을 걸었습니다.
"이 전단지는 어디서 주웠냐?"라고 물었더니 자기가 봐도 어이가 없는지 얼굴이 발개지면서 빙그레 웃더니..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주웠어요."
"뭐라고,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주웠다고!!"


전단지 아래에는 술집 약도가 상세하게 그려져 있는데, 우리동네에 있는 술집광고지입니다.
광고지를 뿌린 술집은 학교를 오가는 곳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술집광고물입니다.


요즘 우리구에서는 청소년 자원봉사 점수를 주기위해 불법전단지를 가져오면 봉사시간을 인정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학생들은 하교길에서 줍는 불법광고물로 봉사시간을 인정해 주는 관계로 당연히 불법광고물 한개라도 더 줍기 위해서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수거를 하겠지요.
유흥가의 낯 뜨거운 불법전단지를 가져온 학생은 이제 겨우 중학교 1학년입니다.

어른인 내가 봐도 낯 뜨거워서 읽을 수가 없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이렇게 낯 뜨거운 불법광고물을 수거하는 학생들의 인성교육은 어떻게 될까 걱정이 앞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