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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텅빈 대형할인 마트 "년말 맞나요"

계속 바쁘다가 모처럼 집에서 쉬고있는데, 저녁에 딸이 초밥이 먹고 싶다고 해서 내가 자주가는 스시전문부페에 가서 시스전문집에서 맛있게 저녁을 먹다가 딸이..
"엄마, 저녁먹은 후 마트 들리자."
"저녁먹고 나면 시간이 늦어질텐데.. 오늘 꼭 가야하는거냐."
"으응, 페브리즈도 떨어졌고.. 화장품도 사야하고.. 씽크대에 보니 라면도 떨어지고.. 티슈도 달랑거리던데..하여튼 마트가자."
"라면 산지 얼마되지 않는 것 같은데, 벌써 라면이 떨어졌어."
"엄마는 몰랐어. 오빠가 몇번 라면 사 온 것 몰라."
"어머나.. 그랬구나.. 내가 평소에 라면을 먹지 않잖아.. 지난번 라면 산 둔 것 아직 남아 있는 줄 알았지.."
"그러자꾸나.. 년말이라 마트가 붐빌텐데.. 얼릉 저녁 먹고 마트 가자."
저녁먹은 후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대형마트를 찾았습니다.
집에서 뒹굴다 갑짜기 외출했기에 우리가 마트를 찾았을때 년말이고 휴일이라 붐빌 줄 알았는데, 마트 들어가는 입구부터 썰렁하더군요.


여유있게 몇가지 먹을꺼리를 챙긴 후 화장품 점포로 이동을 하는 도중..
"엄마, 년말인데.. 쇼핑하는 손님도 없는데 텅빈 매장에 난방비도 만만찮겠다."
"그렇겠다.. 손님이 없으면 난방온도 낮춰도 될텐데. 너무 덥다. 그쟈."
식품코너는 휴일이라 가족단위로 먹을꺼리 사러 나온 사람만 있을 뿐 붐비지 않더니 선물코너에는 고객은 없고 직원만 자리를 잡고있더군요.

잡화코너 계산대는 썰렁합니다.


식품코너에서 몇가지 생필품을 쇼핑카에 담은 후 화장품 파는 코너로 이동을 하는데, 물건 사러 나온 손님은 없고 물건 파는 직원들의 호객행위하는 목소리만 마트에 들립니다.(끝도 없이 넓은 대형마트, 손님이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딸 말처럼 난방비가 걱정 되네요.)

평소에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년말이라 물건 팔기도 바빠야 하는데..
텅빈 쇼핑센타에 손님이 없으니 어쩌다 지나가는 우리를 보니 마트직원들도 반가웠는지 목청높혀 소리치는데, 애처럽기만 합니다.

딸이 가는 화장품코너에 갔더니, 역시 손님은 없고 화장품코너 직원만 덩그라니 서있다가 반갑게 우리를 맞이하더군요.
"년말인데 왜 이리도 손님이 없어요."
"글쎄말입니다. 지난 크리스마스때도 손님이 없었어요.. 그래도 년말은 기대했는데.. 이렇게 손님이 없을 줄이야."
"걱정 되겠어요. 이 넓은 매장에 난방비도 만만찮을텐데.."
"그렇다고 난방하지 않을 수도 없잖아요."
화장품코너에서 로숀, 스킨 두가지만 샀을 뿐인데, 사은품이 더 많더군요.

년말을 맞이하여 대형마트에서는 파격가 세일이라는 문구를 담은 팜프렛이 여기 저기 걸려있건만 마트를 찾는 쇼핑객은 보이지 않습니다.

희망찬 새해, 행복한 설날이라는 슬러건을 걸고 파격세일이라고 하지만 마트를 찾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몇달전만 해도 주말에 쇼핑하러 가면 쇼핑카가 모자랄 정도로 붐볐는데, 오랜만에 찾은 대형 할인마트..
쇼핑카는 구석에서 나란히 정리된 채 잠자고 있습니다.

요즘들어 경기가 좋지 않은지 우리집에 세든 사무실도 월세가 밀리는 것을 보니 경기가 좋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하더니 우리집도 불경기가 느껴지더군요.
내가 어렵다고 세입자에게 닥달할 수도 없고..

예전같으면 하찮은 물건을 살 일이 있으면 대형마트를 자주 갔었는데, 마트에 가면 괜히 당장 필요치 않는 물품도 사게 되고.. 그래서, 요즘은 꼭 필요하지 않으면 마트를 가지 않게 되더군요.

마트를 돌아 보다가 "작년년말은 어땠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어제 내가 쇼핑하러 간 대형마트는 지난 초여름 오픈한 대형할인 마트라서 년말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대형마트가 들어 서기 전에는 다른 마트를 다녔습니다.
작년 이맘때, 마트를 갔을때는 선물파는 코너가 불티나게 팔렸고, 마트에는 발 디딜틈없이 고객으로 붐볐는데..
텅 빈 마트, 청소하는 아줌마는 애궂은 바닥을 닦고 또 닦는데, 정작 쇼핑하러 나오는 고객은 없습니다.
아무리 불경기라고 하지만 이렇게 한가하다니..
한마디로 한겨울 파리 날리는 꼴입니다.

이제 올해도 몇칠이 남지 않았습니다.
뉴스를 보면 경기가 풀린다는 소식은 없고..
이렇게 우울한 년말을 맞이하는 것은 견딜만 하지만 내년까지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울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