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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영국유학생, 광우병지역에 살아다는 이유로 취업 안돼.

어제 오후, 평소에 절친하게 지내던 지인집에 초대받아 방문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화제가 촛불시위로 바뀌였습니다.
"자기는 촛불시위현장 나가 봤어."
"지난번 시위현장에 몇번 나가 봤어. 자기는?"
"나도 나가고 싶은데 우리집과 거리가 멀어서 마음만이라도 보태고 있어. 그런데, 우리언니는 매일 촛불시위 현장 나간다."
"매일 나간다고 대단하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우리언니는 광우병이란 낱말만 나오면 기절할 지경이란다."
"무슨일인데 기절할 지경까지!!."
"우리 조카가 영국유학가서 박사학위 받아서 귀국하여 취업할려고 하는데 광우병 발생지역에서 살았다고 취직거부 당했데."
"뭐라고. 광우병발생지역에 살았다는 이유로 취업을 못하다니 정말 황당하다."
"영국에서 박사학위 받을때 얼마나 좋아했는데..우리언니 뿔나게도 됐지, 어렵게 유학까지 시켰는데 아들이 광우병발생지역에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취업을 못하게 되었으니 언니와 함께 조카의 심정은 기가 막히겠지. 아들때문에 속썩는 언니만 보면 안타까울 뿐이야."

가까운 지인의 말을 빌리자면..
친정조카는 한국에서 소위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영국에서 석사, 박사학위까지 끝내고 올 봄에 귀국했는데, 한국에서 취업할려고 이력서만 내면 서류심사에서 떨어진다고 하더군요.
이유는 유학한 곳이 광우병환자가 발생하였고 광우병으로 1사람이 사망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 지역에서 유학한 조카는 영국에서 10년간 거주를 했으니 당연 광우병걸린 소고기 먹었을 확률이 높겠지요.
없는 돈 끌어다가 힘들게 영국유학까지 시켰지만 아들이 당당하게 박사학위까지 받아 귀국했는데, 난데없는 광우병보균자라니.
부모마음은 어떨까요.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짜기 영국으로 여행떠난 우리딸이 걱정되더군요.
"그렇다면 우리집도 일났네."
"그집은 왜!"
"우리딸 현재 영국 체류중이야."
"자기딸은 영국 언제 갔는데."
"3년전 어학연수 다녀왔다가 올 봄에 다시 갔어."
"그집 딸은 영국에 오래 머물러 간거야."
"아니, 이번에는 여행 겸 떠났어."
"오래 머물지 않으면 괜찮은가 보던데.. 광우병이 발생한 지역에서 5년이상 거주한 사람은 현재는 건강하지만 광우병보균자로 분류되어 취업뿐만 아니라 헌혈도 못한고 하더라."
"휴, 다행이다."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광우병, 보통문제가 아닙니다.
광우병 걸린 미국소 수입도 문제지만 광우병으로 홍역을 치르는 영국유학했다는 이유만으로 취업까지 거절당하다니, 세상 참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