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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버스에서 큰소리로 핸드폰 통화하는 아저씨, 무식한 건가요...

어제 오후 명동에 일이 있어 딸과 함께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일요일 오후 3시경이라 시내버스안은 적당히 손님이 있었고 모두들 좌석에 앉아 졸고있는 사람도 있었고, 하여튼 버스안은 정적만 감돌았습니다.
그런데, 갑짜기 조용한 버스안에 정적을 깨고 울리는 핸드폰에서 노래소리..
일반 컬러링보다 유난히 크게 들리는 노래는 장윤정의 트롯트 "짠짜라"였습니다.
정적을 감도는 버스라서 벨소리는 어찌나 큰지 버스안에 졸고 있던 사람은 소스라치게 놀라서 눈을 뜨고, 버스안에 있는 사람들은 일제히 음악소리 쪽으로 고개를 돌리게 되더군요.

크게 들리는 음악소리도 씨끄러웠지만 그 다음이 더 가관입니다.
"여보세요, 누구 아이가. 나다 나."
굵직한 중년남성의 전화받는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버스안이 쩌렁 쩌렁 울리더군요.
전화받는 중년신사는 목소리도 컸지만 경상도 특유의 억양까지..

그런데, 중년남자는 전화를 끝고난 후부터는 계속 전화를 거는 겁니다.
"00 아이가. 나다. 다음주 일요일 동창회모임있는 것 기억하냐. 누구 누구는 온다고 캤는데, 니도 꼭 오이라.."
"뭐카나노. 몬 온다꼬. 니 몬나면 다음에 만나면 지기삔다."
"이번 모임은 마누라도 참석시키라. 모두 합의 받데이."

중년신사는 전화를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아라다카이.. 무조건 오는 기라."는 등등
내가 가는 버스정류장은 일곱정류장을 거치는 동안 중년신사는 계속해서 걸고 또 걸고 핸드폰  통화는 끝이 없습니다.
내가 버스에 머무른 시간은 불과 20여분정도, 버스안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의 큰소리로 핸드폰통화가 이어지자 버스를 탄 사람들은 중년신사를 힐끔 힐끔 쳐다 보는데도 눈치없는 중년신사아저씨, 핸드폰통화는 계속 됩니다.

계속 이어지는 중년신사의 전화통화에 모두들 눈길이 가는 것을 보니 모두들 짜증나는 눈치들입니다.


중년남성의 핸드폰통화가 계속 이어지자, 버스에 동승한 우리딸이 "엄마, 핸드폰은 진동으로 돌렸어"
"알았어, 진동모드로 바꿀께."
"엄마, 버스속에서 핸드폰 벨소리도 공해라는 것 이제 알았지."
"그래, 알았다."
"저 아저씨는 핸드폰 공중 매너도 모르나 봐. 차림으로 봐서는 멀쩡한 신사분인데, 버스안에서 핸드폰사용하는 매너는 꽝이다.. 나이들면 무식해지는 건지."라며 혼자서 중얼거리더니.."정말 왕짜증이다.. 혹시, 엄마도... 대중교통안에서 저 아저씨처럼 큰 소리로 핸드폰 통화하는 것 아니겠지."
우리딸은 나를 쳐다보면서 엄마까지 무시하는 겁니다.
"설마, 저 아저씨처럼 통화하지는 않는다.."
"엄마도 경상도 출신이잖아.. 그런데, 지방사투리는 왜 더 크게 들리는 지 몰라."라며 짜증을 부리는데, 저도 덩달아 짜증나더군요.

사실, 나도 평소에 핸드폰 벨소리모드로 사용하는데, 대중교통을 이용 할 경운 진동모드로 변환시켜 놓지 않는 탓에 조용한 곳에 가면 내 핸드폰 벨소리에 놀란 경우가 있습니다.
버스안에서 큰소리로 핸드폰통화, 우리 딸의 말처럼, 나이를 먹으면 무식해지는지.. 아니면 경상도 사투리라서 더 크게 들리는지 저도 햇깔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