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들어 주말도 없이 계속 바빠서 커트할 시간이 없어서 미루었는데, 오후 4시경 동네 미장원을 찾았습니다.
갑짜기 추워진 날씨 탓인지 미장원안은 퍼머하는 아줌마 한분만 있어 썰렁하더군요.
손님이 없어 나는 미장원에 도착하자 마자 커트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퍼머를 한 아줌마는 중화제를 바르는 동안 소파에 기대 졸고 있고, 머리를 자르는 동안 미장원은 침묵만 흐르는데, 잠시 후 인근 여고에서 학교수업이 끝났는지 여학생들이 우루루 몰려 오더군요.
조용하던 미장원이 순식간에 씨끌벅쩍해졌습니다.
그러던 중 여학생 하나가 "아줌마, 저 앞머리 정리 좀 해 주세요."
"너 며칠전에도 앞머리 커트하고 갔잖니?"
"녜, 맞아요. 그런데, 머리가 영 맘에 들지 않아요.. 다시 정리 해 주세요."
앞머리를 정리를 요구하는 여학생의 헤어스타일은 긴머리를 뒤로 묶고 남은 머리는 귀사이로 내려져있어 볼 반은 머리로 가려져있더군요.
나는 늘 하던 헤어스타일을 하는지라 미용사에게 머리를 맡기는데, 내 옆에서 앞머리커트하는 여학생은 미용사가 손질하는 것이 못내 믿지 못하겠는지 투덜거립니다.
"아줌마.. 앞머리와 뒷머리 구분도 못하세요." "정확하게 구분해서 잘라 주세요."라며 계속 미용사 아줌마에게 요구를 합니다.
앞머리를 자르는 여학생은 머리를 손질하는 미용사가 맘에 들지 않는지 계속 참견을 합니다.
나는 머리를 자르다 옆의 여학생을 쳐다 봤더니 쌍거풀이 진 커다란 눈에 오똑한 콧날.. 보기에도 너무 이쁘더군요.
"얘, 너 참 이쁘다.. 이쁘게 생긴 얼굴 굳이 머리카락으로 다 덮으려고 하니?"라고 했더니 여학생은 미장원 거울로 나를 뚫어지라고 쳐다 보더니..
"아줌마, 얼굴 무지하게 작다.. 아줌마처럼 얼굴 작으면 나도 머리카락으로 얼굴 가릴 일 없겠죠.. 내 얼굴은 너무 크단 말이예요."
으악.. 얼굴이 커서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단다..
내가 보기에는 그냥 보통 얼굴크기인데..
그렇게 미용사와 실갱이를 한참 벌리던 여학생들이 사라지자..
미장원 주인이 한마디 합니다.
"나도 딸이 고1인데, 앞머리때문에 짜증 부리는 여학생을 보니 내딸이 생각나에요. 우리딸도 학교수업 끝내고 학원 가겠구나."
"어머나, 아줌마 딸도 벌써 고 1이예요."
"아줌마, 딸 본지 오래 되었는데, 딸 이쁘게 자랐죠."
"아휴! 말도 마세요. 요즘들어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외모에만 신경써요.. 좀전에 머리짜르던 여학생 나무랄 일만은 아니예요. 우리딸도 똑 같아요."
"허긴 외모에 눈 뜰 나이도 됐지요."
"머리감고 한시간 이상 화장대에서 머물려요. 뿐만 아니라 내 색체화장품까지 사용하는 것 같아요."
"호기심이 많을 나이잖아요. 저도 어릴때 엄마립스틱 훔쳐 바른적이 있어요. 바르고 외출은 못해 봤지만요."
"그 정도는 저도 이해를 하지요. 외모에 집착이 너무 강해서 탈이지요. 말도 마세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왜요. 무슨일이라도 있었나요."
"쌍거풀이 있는데도 자기 쌍꺼풀이 보기 싫다며 쌍꺼풀수술을 해야 한다나.. 그 보다 더 놀라운 것은 짙은 눈썹이 싫대요. 공부할때도 거울을 끼고 살아요."
"그 집 딸 검은 눈썹이 부럽던데.."
"그렇죠. 그뿐인 줄 아세요.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오네요."
"왜요!!"
"얼마전부터 아이라인 문신해 달라고 매일 졸라요."
"녜. 문신을요. 00네 엄마도 이번 겨울에 딸 쌍거풀수술 시킨다고 하던데.. 문신은 너무했다."
고등학교 1학년 입에서 문신이라는 낱말이 나오다니..
저는 사실 당황스럽더군요.
그저, 바라만 봐도 이쁜 여고 1학년.
어여쁜 얼굴을 반쯤 가리고 다니는 것도 보기 흉하던데, 이집 딸은 아이라인 선 문신까지 요구를 하다니..
눈매가 또렷하지 않아서 얼굴이 더 커인다는 여고 1년생.
"T.V가 청소년들을 망치는 것 같아요."
"왜요. T.V가 아이들을 망치다니요."
"탤런트들은 얼굴이 작다잖어요. 아이들은 탤런트처럼 되고 싶은가 봐요. 얼굴만 예쁘면 모든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문제는 문제예요."
아줌마 말을 듣고 보니 그럴 듯 하기도 합니다.
우리딸도 얼마전까지 쌍거풀수술한다고 난리더니 이제는 잠잠해지더군요.
우리딸은 20대중반이 넘었어도 기초화장만 다니는 아이라 "색조화장 하라"고 잔소리 하는데..
여고 1학년을 둔 딸이 공부는 하지않고 외모에만 집착한다는 미장원집 딸..
그냥 잠시 지나가는 바람이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갑짜기 추워진 날씨 탓인지 미장원안은 퍼머하는 아줌마 한분만 있어 썰렁하더군요.
손님이 없어 나는 미장원에 도착하자 마자 커트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퍼머를 한 아줌마는 중화제를 바르는 동안 소파에 기대 졸고 있고, 머리를 자르는 동안 미장원은 침묵만 흐르는데, 잠시 후 인근 여고에서 학교수업이 끝났는지 여학생들이 우루루 몰려 오더군요.
조용하던 미장원이 순식간에 씨끌벅쩍해졌습니다.
그러던 중 여학생 하나가 "아줌마, 저 앞머리 정리 좀 해 주세요."
"너 며칠전에도 앞머리 커트하고 갔잖니?"
"녜, 맞아요. 그런데, 머리가 영 맘에 들지 않아요.. 다시 정리 해 주세요."
앞머리를 정리를 요구하는 여학생의 헤어스타일은 긴머리를 뒤로 묶고 남은 머리는 귀사이로 내려져있어 볼 반은 머리로 가려져있더군요.
나는 늘 하던 헤어스타일을 하는지라 미용사에게 머리를 맡기는데, 내 옆에서 앞머리커트하는 여학생은 미용사가 손질하는 것이 못내 믿지 못하겠는지 투덜거립니다.
"아줌마.. 앞머리와 뒷머리 구분도 못하세요." "정확하게 구분해서 잘라 주세요."라며 계속 미용사 아줌마에게 요구를 합니다.
앞머리를 자르는 여학생은 머리를 손질하는 미용사가 맘에 들지 않는지 계속 참견을 합니다.
나는 머리를 자르다 옆의 여학생을 쳐다 봤더니 쌍거풀이 진 커다란 눈에 오똑한 콧날.. 보기에도 너무 이쁘더군요.
"얘, 너 참 이쁘다.. 이쁘게 생긴 얼굴 굳이 머리카락으로 다 덮으려고 하니?"라고 했더니 여학생은 미장원 거울로 나를 뚫어지라고 쳐다 보더니..
"아줌마, 얼굴 무지하게 작다.. 아줌마처럼 얼굴 작으면 나도 머리카락으로 얼굴 가릴 일 없겠죠.. 내 얼굴은 너무 크단 말이예요."
으악.. 얼굴이 커서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단다..
내가 보기에는 그냥 보통 얼굴크기인데..
그렇게 미용사와 실갱이를 한참 벌리던 여학생들이 사라지자..
미장원 주인이 한마디 합니다.
"나도 딸이 고1인데, 앞머리때문에 짜증 부리는 여학생을 보니 내딸이 생각나에요. 우리딸도 학교수업 끝내고 학원 가겠구나."
"어머나, 아줌마 딸도 벌써 고 1이예요."
"아줌마, 딸 본지 오래 되었는데, 딸 이쁘게 자랐죠."
"아휴! 말도 마세요. 요즘들어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외모에만 신경써요.. 좀전에 머리짜르던 여학생 나무랄 일만은 아니예요. 우리딸도 똑 같아요."
"허긴 외모에 눈 뜰 나이도 됐지요."
"머리감고 한시간 이상 화장대에서 머물려요. 뿐만 아니라 내 색체화장품까지 사용하는 것 같아요."
"호기심이 많을 나이잖아요. 저도 어릴때 엄마립스틱 훔쳐 바른적이 있어요. 바르고 외출은 못해 봤지만요."
"그 정도는 저도 이해를 하지요. 외모에 집착이 너무 강해서 탈이지요. 말도 마세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왜요. 무슨일이라도 있었나요."
"쌍거풀이 있는데도 자기 쌍꺼풀이 보기 싫다며 쌍꺼풀수술을 해야 한다나.. 그 보다 더 놀라운 것은 짙은 눈썹이 싫대요. 공부할때도 거울을 끼고 살아요."
"그 집 딸 검은 눈썹이 부럽던데.."
"그렇죠. 그뿐인 줄 아세요.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오네요."
"왜요!!"
"얼마전부터 아이라인 문신해 달라고 매일 졸라요."
"녜. 문신을요. 00네 엄마도 이번 겨울에 딸 쌍거풀수술 시킨다고 하던데.. 문신은 너무했다."
고등학교 1학년 입에서 문신이라는 낱말이 나오다니..
저는 사실 당황스럽더군요.
그저, 바라만 봐도 이쁜 여고 1학년.
어여쁜 얼굴을 반쯤 가리고 다니는 것도 보기 흉하던데, 이집 딸은 아이라인 선 문신까지 요구를 하다니..
눈매가 또렷하지 않아서 얼굴이 더 커인다는 여고 1년생.
"T.V가 청소년들을 망치는 것 같아요."
"왜요. T.V가 아이들을 망치다니요."
"탤런트들은 얼굴이 작다잖어요. 아이들은 탤런트처럼 되고 싶은가 봐요. 얼굴만 예쁘면 모든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문제는 문제예요."
아줌마 말을 듣고 보니 그럴 듯 하기도 합니다.
우리딸도 얼마전까지 쌍거풀수술한다고 난리더니 이제는 잠잠해지더군요.
우리딸은 20대중반이 넘었어도 기초화장만 다니는 아이라 "색조화장 하라"고 잔소리 하는데..
여고 1학년을 둔 딸이 공부는 하지않고 외모에만 집착한다는 미장원집 딸..
그냥 잠시 지나가는 바람이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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