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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특급호텔 특실에서 밤새 모기와 전쟁 치른 사연.

지난 수요일부터 1박 2일코스로 설악 낙산비치호텔에서 제가 몸담고 있는 봉사회 단합대회 겸 세미나가 동해의 일출로 유명한 낙산비치호텔에서 1박 2일로 열렸습니다.
내가 하루밤을 묶은 방은 낙산비치호텔에서 가장 전망좋은 특실이였습니다.

호텔객실 중에서 가장 전망좋은 방으로, 객실에는 화장실 2개와 거실, 침실이 따로 있었으며 바닷가쪽으로는 넓은 창과 베란다가 있는 방이였습니다.
그런데, 밤새 잠도 못자고 모기와 전쟁만 치렀습니다.
한 여름도 아닌 늦가을에 모기와 전쟁을 치르다니..
그것도 일반 주택이 아닌 특급호텔에서요..
여름도 아닌 11월 초순경, 상상이나 했겠어요.

무슨 말이냐구요..
제가 호텔특실에서 밤새 뜬 눈으로 모기와 전쟁치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새벽에 서울을 출발하여 설악한계령을 지나 설악 낙산비치호텔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여 봉사원들은 먼저 객실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객실을 배정받고 보니, 운 좋게도 호텔에서 가장 좋은 방인 특실이였습니다.

짐을 풀러 배정받은 객실에 들어 갔더니 거실과 침실이 따로 분리되어 있었고, 바닷가쪽으로는 바다가 한눈에 들어 오는 창넓은 베란다가 있더군요.

객실 베란다에서 내려다 본 낙산 방파제


객실베란다에서 내려다 본 의상대


낙산 해수욕장


오랜만에 보는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바닷가 쪽에 방을 배정 받았으니 이 보다 더 행운일 수가요..
베란다에서 바라다 보는 바다풍경에 반해 짐가방은 풀지도 않은 채 구석에 던져두고 베란다에서 바다를 내려다 보면서 낭만에 빠졌죠.
그 보다 더 기쁜 것은 "해변가에 나가지 않고 동해의 일출도 볼 수있다"는 생각에 가슴부터 벅차 오르더군요.
비치호텔에서 가장 전망좋은 방도 배치받았겠다 마냥 기분이 좋았습니다.

짐을 풀고 난 후 이어지는 세미나에 참석하고 늦은 시간에 숙소에 도착하여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고 베란다로 나갔지요.
오랜만에 밤바다를 내려다 보니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더군요.
같이 참석한 다른 봉사원이 묶는 숙소도 내 방과 같은 조건인 줄 알았는데, 다른 방에 가 봤더니 바닷가에 창문만 있고 베란다는 없더군요.
그러니, 일행들로 부터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지요.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세미나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와서 낯선 곳에서 잠을 청하기가 힘들었지만 내일 아침 일출을 맞이하고 싶어 잠자리에 들었는데, 이럴 수가요..
불을 끄자 여기저기서 난리가 났습니다.

윙윙거리며 날아 다니는 모기소리와 함께 얼굴을 비롯하여 온 몸을 공격하는 모기떼들..
불을 크면 눈에는 보이지 않고, 불만 끄면 곡예를 하는 모기떼들..
나와 함께 배정받은 일행은 한밤중에 일어나 모기 잡는다고 난리들입니다.

손바닥으로 잡다가 책이 등장하고..
한밤중에 우리방은 모기 잡느라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몇시간을 난리쳤는데도 "요 놈의 모기들은 어찌나 영리한지, 도대체 사라질줄을 모릅니다."
모기를 잡는다고 한밤중에 몸바쳐 전투를 벌렸으나 계속 출몰하는 모기떼 때문에 우리일행은 지칠대로 지치고...
끝내는 화가 치밀어 후론트에 전화를 했지요. 
그런데, 후론트 안내인의 말이 더 웃깁니다.
너무도 태연하게 "베란다 창문 열은 채 베란다 나가셨어요."
전망 좋겠다, 당연히 베란다 창움 열어두고 베란다에서 바다 야경을 즐겼죠.
"그럼요, 베란다 창문 열고 베란다에 나갔지요. 그럼, 베란다 창문 닫고 나가나요."
"아닙니다.. 모기약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후론트에서 가져다 준 모기약을 뿌리고 나서야 모기소리가 잠잠해졌습니다.
그런데, 웬수같은 베란다쪽으로 봤더니 바다는 붉은 빛이 바다 한가운데 가느다랗게 품은 풍경이 보이더군요.
시계를 보니 새벽6시..

밤새 모기와 전쟁을 치르고 잠을 청하려고 하자 베란쪽으로 보이는 바닷가는 벌써 먼동이 트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한잠도 못자고 밤새 모기와 전쟁을 치르고 잠을 잘려고 했지만 동해의 유명한 일출을 놓칠 수가 없지요.
피곤한 몸이였지만 웬수같은 베란다 창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갔지요.
그런데, 바다 한폭판에 붉은 빛만 보이더니 끝내 둥근해는 바다수면으로 올라 오지 않더군요.
1시간이상을 바다만 쳐다보면서 기다렸건만, 바다는 야속하게도 구름이 끼여 동해의 일출을 구름이 삼켜 버렸나 봅니다.
1시간 후 구름사이로 잠시 붉은 빛을 토해내더니..

잠시 후 동해의 일출은 구름사이로 살짝 내비친 해는 바다를 잠시 붉은 빛으로 물들이고 사라졌습니다.

일출이 가장 아름다운 곳 낙산비치호텔, 호텔에서 가장 전망좋은 호텔 특실에서 밤새 모기와 전쟁만 치르고 날밤을 꼬박 새웠습니다.
세상에나..
이럴수가 있나요.
특급호텔 특실에서 모기와 전쟁을 치르다니..
내일이 겨울의 문턱인 입동인데, 여러분은 상상이 되나요..
정말 어이없는 일이 겪었습니다.